'나만의 곰인형' 인기폭발…주가 20배 뛴 빌드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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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종목탐구투자자들의 꿈의 주식 ‘텐배거’(10배 오른 종목)는 보통 성장성이 큰 업종에서 나오기 쉽다. 전기자동차, 메타버스와 같이 성장세를 탄 업종에 돈이 몰리기 마련이고 이런 업종에 속한 기업의 주가 역시 상승 모멘텀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대표적 예다. 그런데 전기차, 메타버스 등 호황을 누리는 업종이 아닌데도 최근 텐배거의 문턱을 넘은 회사가 있다. 미국 인형 판매업체인 빌드어베어워크숍(종목명 BBW)이다.
'투웬티배거'된 미국 인형 판매사
원하는 인형 선택
옷·머리띠 등
직접 고르는 재미
'출생증명서'도 발급
코로나 확산되자
3D 온라인 서비스
올해 실적도 대박
매출 10% 증가 전망
지난 25일 빌드어베어워크숍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0.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1.02달러까지 폭락한 2020년 4월과 비교하면 2년여 만에 주가가 무려 20배로 뛰었다. 주가 10배 상승을 뜻하는 ‘텐배거’를 넘은 ‘투웬티배거’인 것이다. 업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호실적으로 주가가 상승한 데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여전히 낮아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도 뚫은 곰인형
1997년 설립된 빌드어베어워크숍은 회사 이름에서도 나타나듯 고객이 원하는 ‘나만의 곰인형’을 제작해주는 인형 판매업체다. 이 업체의 경쟁력은 소비자 경험에서 나온다. 소비자는 이미 만들어진 인형을 고르는 게 아니다. 고객이 직접 원하는 인형 종류를 선택하고 직원과 함께 솜을 집어넣는다. 인형의 옷, 머리띠 등도 직접 고르고 자신의 음성을 담은 버튼을 달아 마무리한다. 인형의 생년월일과 이름 등이 기재된 ‘출생증명서’ 역시 발급받을 수 있다.매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아이들에겐 그 자체로 놀이가 되면서 빌드어베어워크숍은 빠르게 성장했다. 해리포터, 스타워즈, 디즈니 등과 협업하기도 하며 세계적으로 400개 이상의 매장을 두며 승승장구했다.하지만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겪으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발길이 뚝 끊겼다. 매출은 2020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주가도 두 달 만에 7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온라인 매출이 급증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SNS를 중심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확대했고 그 결과 2020년 4분기 온라인 매출은 2019년 4분기보다 167% 늘었다. 온라인에서 마치 게임을 하듯 3차원(3D) 곰인형을 만들어 배송받는 서비스인 3D워크숍도 출시했다. 온라인 매출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4%, 170% 급증했다. 경영진은 당시 시가총액의 8%에 달하는 25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과 함께 주당 1.25달러의 특별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주가 상승 여력
올해 전망도 밝다는 평가다. 최근 엄청난 주가 상승에도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빌드어베어워크숍의 올해 실적 예상치를 반영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8.8배다. 경쟁업체인 대형 장난감 기업 해즈브로와 마텔의 12개월 선행 PER이 각각 18.8배, 17.3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저평가돼 있다.이는 그만큼 빌드어베어워크숍의 성장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빌드어베어워크숍은 올해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P500 기업의 올해 평균 매출 증가율 전망치인 9.2%보다 높다. 이를 고려한 올해 예상 EV/EBITDA(기업가치(EV)를 세전 영업이익으로 나눈 값)도 네 배에 그친다. 4년이면 이 회사가 기업가치만큼의 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는 “빌드어베어워크숍은 부채가 거의 없는 데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4900만달러에 달해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리스크로 꼽혔던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오프라인 매장도 더 호황을 보일 전망이다. 금융정보 사이트 팁랭크에 따르면 빌드어베어워크숍에 대한 월가의 목표 주가는 33달러다. 25일 종가인 20.66달러 대비 약 60%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