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언급한 푸틴…우크라는 "조건없이 러 만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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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벨라루스 국경서 회담 합의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방위적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물자를 보급하기로 하는 등 군사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 제2 도시 하르키우 진입
27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전후부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에서 두 차례의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TSN은 “키예프에서 남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바실키프 지역의 공군 기지와 연료탱크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도 진입했다.지난 26일에도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키예프 공항 인근에 있는 아파트가 크게 파손됐으며 민간인 6명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날 밤에는 키예프의 소아암병원이 포격을 당해 어린이 1명이 숨지고 어린이 2명과 성인 2명이 다쳤다고 TSN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침공 이후 최소 198명이 숨지고 10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은 “러시아군의 진격이 26일 오후 재개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대는 키예프 외곽 30㎞ 지점까지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핵 억지 부대에 특수전 체제 돌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브리핑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포위했던 러시아 군대의 50% 이상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매우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혀 러시아군이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했다.우크라이나군이 거세게 항전하면서 서방 국가들의 군사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원조를 국무부에 지시했다. 독일은 분쟁 지역에 무기 수출을 금지해온 오랜 정책을 뒤집고 휴대용 대전차 로켓 발사기(RPG) 400정을 우크라이나에 수출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회담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에서 협상할 수 없다”며 러시아의 협상 제안을 거절했지만 여섯 시간도 되지 않아 ‘조건 없는 회담’을 약속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