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맞아 역사적 의미 되새길 음악·영화 뭐가 있을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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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뜻을 기리는 3·1절이 올해로 제103주년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1절 타종행사는 진행되지 않지만, 잊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숭고한 애국정신을 돌아봐야 하는 중요한 날이다. 마음 놓고 외출하기 힘든 요즘, 방 안에서도 충분히 3·1절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줄 영화와 음악엔 무엇이 있을까.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행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으로, 송강호·공유·한지민·엄태구·신성록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인물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시대극이다. 전지현·이정재·하정우·오달수·조진웅 등이 출연했으며,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작이다.
의병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저항했던 이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KBS2는 3·1절 특선영화로 '박열'을 오전 10시 20분부터 편성했다. '박열'은 1923년 도쿄에서 6000명의 조선인을 학살했던 사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채널 스크린에서는 오전 8시 '말모이'를 볼 수 있다. '말모이'는 1940년대 조선어사전편찬을 위해 비밀작전 말모이를 진행한 조선어학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구체적인 캐릭터들은 모두 가상으로 창조됐지만, 조선어학회 한글학자들을 집단 체포하고 투옥했던 조선어학회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항거: 유관순 이야기'도 3·1절에 봐야할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에서 시작된 만세운동 이후 고항인 충청남도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이 세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에 갇힌 후 1년여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2019년 개봉 당시 유관순 역을 맡은 배우 고아성의 놀라운 연기력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고아성은 "멀리 있는 유관순 열사에게 다가가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 죄책감이 들 정도였다"면서 "감옥에서 만세를 외치는 장면을 찍기 전에는 부담도 됐고, 걱정도 많았다. 다 찍고 나서 배우들과 다 같이 울었다"고 밝힌 바 있다.
래퍼 비와이의 '나의 땅'도 추천한다. 비와이가 직접 작사, 작곡한 이 곡은 2019년 3·1절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져 무료로 음원이 공개됐다. 지난 100년 역사에 대한 기억과 감사, 그리고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땅 위에 선 우리의 자긍심이라는 주제를 무겁지 않게 표현해내 이후 매년 3·1절과 8월 15일 광복절에 회자되고 있다.
'나의 땅'에서 반복되는 '코리아 우라(Korea ura)'라는 가사는 '대한민국 만세'라는 뜻의 러시아 말로,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의거 전 왼손 무명지를 자르고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을 맹세했던 러시아 크라스키노 지역을 떠올리게 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1절 타종행사는 진행되지 않지만, 잊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숭고한 애국정신을 돌아봐야 하는 중요한 날이다. 마음 놓고 외출하기 힘든 요즘, 방 안에서도 충분히 3·1절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줄 영화와 음악엔 무엇이 있을까.
◆ '밀정'·'암살'부터 '항거: 유관순 이야기'까지
영화 채널 OCN은 '밀정'과 '암살'을 각각 이날 오전 8시와 오전 11시 10분에 편성했다.'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행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으로, 송강호·공유·한지민·엄태구·신성록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인물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시대극이다. 전지현·이정재·하정우·오달수·조진웅 등이 출연했으며,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작이다.
의병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저항했던 이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KBS2는 3·1절 특선영화로 '박열'을 오전 10시 20분부터 편성했다. '박열'은 1923년 도쿄에서 6000명의 조선인을 학살했던 사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채널 스크린에서는 오전 8시 '말모이'를 볼 수 있다. '말모이'는 1940년대 조선어사전편찬을 위해 비밀작전 말모이를 진행한 조선어학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구체적인 캐릭터들은 모두 가상으로 창조됐지만, 조선어학회 한글학자들을 집단 체포하고 투옥했던 조선어학회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항거: 유관순 이야기'도 3·1절에 봐야할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에서 시작된 만세운동 이후 고항인 충청남도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이 세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에 갇힌 후 1년여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2019년 개봉 당시 유관순 역을 맡은 배우 고아성의 놀라운 연기력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고아성은 "멀리 있는 유관순 열사에게 다가가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 죄책감이 들 정도였다"면서 "감옥에서 만세를 외치는 장면을 찍기 전에는 부담도 됐고, 걱정도 많았다. 다 찍고 나서 배우들과 다 같이 울었다"고 밝힌 바 있다.
◆ 귀로 듣는 그날의 기억…안예은·비와이
가수 안예은이 유관순 열사 외 6명의 독립운동가들이 옥중에서 만들어 부른 '8호 감방의 노래'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라는 가사와 만난 안예은 특유의 절절하고 단단한 보컬은 서대문 감옥 8호실 유관순 열사와 여성들의 당찬 의지를 표현해낸다. 이들을 '아픈 역사에 꺾인 한송이의 꽃'이 아닌, '죽음에도 꺾이지 않는 운동가'로 강조한 점도 인상적이다.래퍼 비와이의 '나의 땅'도 추천한다. 비와이가 직접 작사, 작곡한 이 곡은 2019년 3·1절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져 무료로 음원이 공개됐다. 지난 100년 역사에 대한 기억과 감사, 그리고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땅 위에 선 우리의 자긍심이라는 주제를 무겁지 않게 표현해내 이후 매년 3·1절과 8월 15일 광복절에 회자되고 있다.
'나의 땅'에서 반복되는 '코리아 우라(Korea ura)'라는 가사는 '대한민국 만세'라는 뜻의 러시아 말로,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의거 전 왼손 무명지를 자르고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을 맹세했던 러시아 크라스키노 지역을 떠올리게 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