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먹더니 50만개 팔렸다…"맛없다" 통념 깨고 대박난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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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인 위한 채식이 '대세'채식주의자(비건)를 위한 식재료인 대체육이 진짜 고기를 위협하고 있다. 산업계 전반의 '가치 소비' 트렌드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초점을 맞춘 신사업 시도에 나서면서다.
비건 등 ESG 초점 신사업 확산하는 식품업계
비건 식품 인기…7개월 만에 50만개 팔린 비건 함박
28일 업계에 따르면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이 세운 식물성 간편식 스타트업 브라잇벨리가의 비건 함박 스테이크는 지난해 8월 첫 출시 후 50만개 넘게 판매됐다.이 제품은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 1위 스타벅스와 온라인쇼핑몰에서 밀박스 형태로 각각 35만개, 15만개씩 팔려나갔다.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하는 '가치소비(미닝아웃)'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들 위주로 확산하면서 채식 제품이 먹혀들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홍 회장은 "브라잇벨리 비건 함박 스테이크의 인기는 비건 식품이 맛없다는 통념을 깨고 육식인을 포함한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자평했다. 이어 "브라잇벨리처럼 맛과 품질로 일반 식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2세대 비건 기업들이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기업, 가치소비 확산 속 새로운 시도…배양육도 관심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식품기업들도 다양한 채식 메뉴를 시도하고 있다. 농심의 경우 오는 4월 신규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치킨'을 연다. 급식 사업을 하는 아워홈도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구내식당용 메뉴를 선보였다.특히 최근 식품기업들은 최근 세포공학 기술로 생산하는 인공 고기인 '배양육'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살아있는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별도 도축 과정 없이 만드는 배양육은 대체육과 달리 기존 고기와 유사한 맛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CJ제일제당은 최근 세포 배양배지 생산기업인 케이셀 바이오사이언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CJ제일제당은 배양육 생산에 사용되는 배지소재 개발 및 공급을, 케이셀은 배지 생산을 맡기로 했다. 케이셀은 올해 하반기 부산 공장이 준공되면 국내 최대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2위 규모의 세포 배양배지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바이오 기업이다. 2020년부터 배양육 사업화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린 CJ제일제당은 향후 사업 시행 시 원활한 배지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기대했다.
앞서 대상은 지난해 8월 배양육 전문 업체 스페이스에프에 투자했다. 스페이스에프는 배양육 생산에 필수적인 근육줄기세포 분리와 배양 관련 특허 및 원천기술을 보유해 같은해 3월 돼지 줄기세포를 활용한 배양돈육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기업에는 롯데그룹, CJ그룹도 투자한 상태다.건강과 환경에 관심이 높은 MZ세대가 비건과 친환경 식품에 주목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식품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약 200억원 수준이지만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체육은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