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메타버스·AI반도체·양자암호로 세계시장 공략"

유영상 SKT 사장 현장 간담회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연내 80개국 수출 목표
SK텔레콤이 글로벌 시장 공략 고삐를 바짝 죈다.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암호 시장이 주요 타깃이다. 미래형 로봇으로도 사업을 확대한다. 새 시장과 먹거리를 빠르게 확보해 작년 11월 인적분할 후 표방한 ‘SK텔레콤 2.0’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사진)은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WC 2022에 맞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유 사장은 “SK텔레콤이 2019년 4월 5세대(5G) 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이후 3년이 지났다”며 “그간 쌓은 노하우와 통신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진출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SK텔레콤은 올해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수출할 계획이다. 외국 통신사들과 손잡고 연내 80여 개국을 뚫는 게 목표다. 유 사장은 “이프랜드는 통신사업자가 자체 개발해 운영하는 성공적인 5G 킬러콘텐츠”라며 “국내에서만 1500곳 이상으로부터 제휴 요청을 받았고, 세계 각지 통신사들의 협업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세계 진출에 맞춰 이프랜드 가상세계도 한층 고도화할 예정이다. 블록체인·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경제 체계를 만들고 플랫폼 내 장터를 개방형으로 바꾼다. 메타버스 콘텐츠를 즐기거나 플랫폼에 올릴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돈을 버는 플레이투언(P2E)·크리에이트투언(C2E)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에 AI를 접목해 ‘아이버스(AI+메타버스)’를 만드는 게 목표다. 개인의 디지털 세상 아바타 격인 ‘AI 에이전트’가 메타버스에서 스스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플랫폼을 고도화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이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기업도 적극 인수합병(M&A)할 계획이다.국내 최초로 만든 국산 AI 반도체 사피온도 세계 시장을 두드린다. 내년 초 사피온 차세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올초 SK스퀘어, SK하이닉스와 함께 미국에 설립한 사피온 법인을 세계 시장 교두보로 삼는다.

유 사장은 이날 차세대 보안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양자암호 사업도 강조했다. 그는 “SK텔레콤은 170여 개 기술 특허를 확보하는 등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세계 1위 양자암호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최근 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씨메스(CMES)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미래형 로봇 사업에 관심을 드러냈다. 물류 등 B2B(기업 간 거래) 영역에서 시작해 중장기적으로 가사 로봇 등 B2B·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 로봇 사업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바르셀로나=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