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몰린 최대 승부처"…李·尹, 마지막 1주일 '수도권 총력전'

동선으로 본 D-7 선거전략

李측 "서울에서 뒤집으면 이긴다"
"경제 회복·코로나 극복·집값 안정"
'준비된 경제대통령' 앞세워 공략

尹, 충청·부산·경남 훑은 후
서울·경기 유세에 화력 집중
'정권교체' 내걸고 反與표심 결집
사진=뉴스1
20대 대통령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대선 후보들이 전국 유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 TV토론이 끝나는 데다 주요 공약도 모두 발표한 만큼 선거전 막판 후보가 어디를 찾아 어떤 발언을 하는지가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훑는 李 “서울 뒤집으면 선거 승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남은 기간 수도권 유세에 집중한다. 2일 법정 TV토론 이후 3일까지 서울·경기를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사전 투표 기간인 4~5일에는 차례로 강원과 제주를 찾는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모든 권역을 1회 이상 방문한다는 전략을 짰다. 이에 따라 아직 찾지 않은 이들 두 지역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이후 선거일 직전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을 중심으로 막판 유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중간에 호남을 한 차례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서울이 선거 막판 승부처”라며 “서울에서 4~5%포인트가량 뒤처지고 있는데도 전체 여론조사에서 박빙을 연출하는 만큼 서울에서 이기면 선거 전체를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이 후보가 경제 회복과 코로나19 위기 극복, 부동산 시장 안정 등 주요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도 수도권 중도층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선대위 한 관계자는 “여전히 특정 정당보다 경제와 민생 등 실용적인 이슈에 민감한 부동층이 전체 유권자의 10%에 달하는 만큼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성장을 약속하는 ‘준비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할 것”이라며 “추가경정예산 통과 이후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이 같은 접근이 유효하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尹도 수도권에서 ‘정권교체론’ 불 지핀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선거 마지막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세를 이어간다. 국민의힘은 2일 토론 이후 3일에는 충청, 4일에는 부산·경남을 훑은 이후 5일부터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까지 수도권에서 바닥 민심을 다질 예정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수도권이 여론을 주도하고 이목이 쏠리는 지역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재·보궐선거에서 수도권은 ‘정권교체론’의 시발점이었고, 여전히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후보가 대구·경북(TK) 출신에 성남시장·경기지사 등 그 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을 거치며 기반을 다진 것과 달리 서울 출신에 ‘정치 새내기’인 윤 후보가 ‘부동산 이슈’를 선점해 공략하기 쉬운 지역이라는 점도 수도권에 공을 들이는 이유로 꼽힌다.선거운동 마지막 날에는 두 후보 모두 부산에서 시작해 주요 거점을 찍고 서울에서 일정을 마무리하는 일정이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두 후보 모두 남은 선거운동 기간 7일 중 나흘을 수도권에 쏟아 붓게 된다.

다만 선거 막판 이벤트에 따라 후보들의 유세 일정은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말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급등하자 경기 지역 순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급히 호남으로 이동했다. 윤 후보 역시 앞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및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추진 과정에서 여러 차례 유세를 중단하거나 일정을 수정한 바 있다.

역대 대선 대비 세진 유세 강도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이 여야 후보의 초접전 구도로 전개되면서 유세의 강도가 이전에 비해 세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후보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4~5차례의 유세를 했다. 지난 19대 대선 때 문 후보와 홍 후보는 2~3회 유세에 나섰다. 마찬가지로 격전 양상이었던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최대 하루 12번, 문 후보는 7번 유세를 펼쳤다.지역구도 변화 역시 이번 대선 유세의 특징이다. 이번 선거운동 첫 2주 동안 윤 후보는 호남(광주·전남·전북)을 총 세 차례 방문했다. 호남 지역주의를 타파해 대선 승리 공식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이 대표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30%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19대 대선 첫 2주 동안 문 후보가 호남을 한 차례 찾고, 홍 후보가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이 후보는 수도권과 더불어 19대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대 총선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부산·경남의 ‘낙동강 벨트’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1일과 선거운동 첫 일정을 모두 부산에서 시작했다. 이 후보는 1월 1일 부산 유세 당시 “부산을 출발지로 고른 것은 (이곳이)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민주정부 수립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