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바이든의 러시아 대응 의지 천명에 보합권 출발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영향으로 보합권에서 출발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지속된 영향을 받아 크게 하락한 걸 감안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2일 오전 9시12분 현재 코스피는 지난달 종가 대비 1.77포인트(0.07%) 내린 2697.41에 거래되고 있다.전장보다 0.87포인트 낮은 2698.31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잠시 상승전환하기도 했다가 다시 하락전환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개인이 2314억원 어치 주식을 사는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952억원 어치와 462억원 어치를 팔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145억원 매도 우위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번째 국정연설을 앞두고 공개된 연설 발췌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 의지가 드러난 점이 코스피 급락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발췌록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은 사전에 계획됐고,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며 “그는 서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대응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은 틀렸다. 우리는 준비돼 있었다”며 “우리는 역사를 통해 독재자가 침략에 대해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그들이 더 많은 혼ㄹ판을 초래한다는 교훈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높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해서는 “물가와 싸우는 한 방법은 임금을 낮춰 미국인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나는 더 나은 계획이 있다”며 “외국의 공급망에 의존하는 대신 미국에서 이를 만들도록 하자”고 말했다.이 같은 연설문 발췌록이 공개되기 전에 마감된 뉴욕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이 지속된 데 따라 강해진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인해 하락마감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597.65포인트(1.76%) 하락한 33,294.95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7.68포인트(1.55%) 떨어진 4,306.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8.94포인트(1.59%) 밀린 13,532.46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강해진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72% 수준까지 하락했다. 올해 1월 이후 가장 비싼 가격으로 치솟은 것이다.또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국제 상품가격도 치솟았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밀 선물 가격도 5% 이상 올랐다. 2008년 이후 최고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1943달러까지 올랐으며, 비트코인 가격도5% 이상 상승해 4만4000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요 업종은 대체로 상승하고 있다. 기계, 철강·금속, 전기가스업 등의 상승세가 강한 편이다. 다만 섬유·의복, 금융업, 은행, 보험 등은 하락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하락 중이다. SK하이닉스, 삼성SDI, 카카오는 오르는 중이지만, 현대차, 기아, 네이버, LG화학, 삼성전자는 내리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06포인트(0.57%) 오른 886.13에 거래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16억원 어치와 242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는 반면, 개인은 3410억원 어치를 팔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이 오르고 있다. 반면 HLB, 위메이드, CJ ENM,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은 하락 중이다.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40원(0.28%) 오른 달러당 1205.7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