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처럼 집 드나드는 상간자, 이게 법이냐"…불륜 피해자의 호소
입력
수정
대법원, 상간자 주거침입 '무죄' 판결지난해 대법원에서 상간자의 주거침입을 '무죄'라고 판결한 가운데, 자신을 불륜 피해자라고 밝힌 네티즌이 '상간자의 주거 침입은 유죄로 보고 손해배상 위자료를 1억으로 올려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게재했다.
한 불륜 피해자가 국민청원 게재
청원인 "위자료 배상액 1억으로"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청원인 A 씨는 "대법원이 상간자의 주거침입죄를 무죄로 확정한 이후 상간자들은 가정집을 모텔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간자들이 너무 쉽게 한 가정을 짓밟으며 조롱한다"며 "상간자의 주거 침입 후 아내와 별거하게 됐고 아이는 집을 떠나 고생하는데 상간자는 무죄 판결 이후 자기 집처럼 드나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죄 판결 이전에는 숨어서 다니던 상간자가 이제는 낮에 정문으로 당당히 돌아다니고 있다"며 "부부 중 한 사람이 동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정작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과 상대 배우자는 되레 상간자를 피해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상간자에게 오지 말라고 부탁해야 하고 상간자가 언제 주거에 침입할지 모르는 상황에 불안에 떨며 사는 게 이 나라의 법이냐"며 "상간자는 택배 기사, 지인, 친구가 아니다. 어찌 그들과 비교하며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끝으로 "상간자들의 주거침입을 유죄로, 위자료 배상액을 1억으로 해달라"며 "유부남, 유부녀인 것을 알고도 불륜을 저지른 상간자들이 구상권을 청구하는 법안은 폐지해달라. 불륜으로 보상받아야 할 국민은 오로지 상대 배우자와 아이들뿐"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대법원은 1984년부터 이른바 '상간자'가 불륜 당사자인 부부 일방의 허락을 받고 집에 들어가 간통을 저질렀을 때 부재중인 다른 배우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하는 출입이라고 보고 주거침입죄 성립을 인정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대법원 측은 "거주자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방법으로 집에 들어가는 것은 침입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상간자의 주거침입죄를 무죄로 판단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