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손 맞잡은 개학 날 등굣길…"교실서 수업하니 좋아요"

학교 자체 방역 속 대부분 등교…"감염 확산 불안" 우려도

2022학년도 새 학기 개학일인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의 광교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수변 산책로에는 책가방을 멘 초등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학교로 향했다.
친구 손을 잡고 걷던 2학년 권모 양은 "1학년 때에는 집에서 컴퓨터로 수업한 날이 많았는데 오늘은 모니터가 아닌 직접 친구들을 만나서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광교초등학교는 지난달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새 학기 학사 운영 방법을 묻는 설문을 통해 전 학년 전면등교 하기로 결정했다.

설문에서 전 학년 전면등교를 원하는 응답이 43.1%로 가장 많았고 1∼2학년 매일 등교 및 3∼6학년 절반 등교가 32.4%, 전 학년 원격수업이 24.5%로 뒤를 이었다. 비슷한 시각 "입학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린 광교고등학교 정문에는 등교 지도 교사가 나와 반갑게 인사하며 학생들을 맞이했다.

교사와 학생 모두 마스크로 입을 가렸지만, 눈으로 웃으며 오랜만에 서로 인사를 나눴다.

이 학교에 입학한 성모(16) 군은 "요새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 입학 첫날부터 학교에 가지 못하나 걱정했는데 등교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입학 소감을 말했다.
반면 대면 수업 과정에서 집단 감염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광교고 3학년 한 학생(18)은 "얼마 전 코로나에 걸렸다가 일주일 전 완치됐고 자가진단키트로 음성반응 나온 걸 확인하고 등교했다"며 "그런데도 아직 조금 불안하고 교실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는 친구들이 있으면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 학교는 이날 전교생에게 자가진단키트를 1개씩, 오는 4일에는 내주 사용할 분량으로 2개씩을 나눠줄 예정이다. 교육부는 개학 후 2주간 등교수업이나 단축수업, 원격수업 등 학사 운영 방식을 개별 학교가 탄력적으로 하도록 했다.

재학생 신규 확진 비율 3% 또는 등교중지 비율 15%를 기본 지표로 지역·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가감해 ▲ 정상 교육활동 ▲ 전체등교와 활동 제한 ▲ 일부 원격 수업 ▲ 전면 원격수업의 네 단계 유형으로 운영한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동신초등학교 등 대부분의 학교가 교육부가 제시한 지표를 그대로 따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신초는 전교생 625명 중 41명이 코로나 확진 등으로 이날 등교하지 않았지만, 이 비율이 정상 교육활동이 가능한 범주에 속해 당분간 전면등교 방침을 이어갈 계획이다.

자율적으로 지표를 정해 학사 운영하기로 한 학교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학사 운영 방침을 아직 학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학교도 있어 학부모 사이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용인시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재학생 중 몇 명 이상이 확진되면 교육활동이 제한되는지, 몇 명 이상이 아니어도 우리 애와 같은 반 아이가 확진되면 어떻게 되는지 등 궁금한 게 많은데 학교별로 다른데다가 학교에 일일이 물어보기도 그래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학교 자율 방역 체계로 새 학기를 운영하되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도 교육청은 학생과 교직원만 검사받을 수 있는 이동식 PCR 검사소 3곳을 운영하고 체온 관찰, 시설 소독 등 학교 현장에서 방역 업무를 지원할 인력 1만3천426명을 배치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에 방역 인력이나 물품 등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하고 교사나 학생 확진자가 발생해도 학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대체 교사 투입, 원격수업 시스템 등의 내용을 넣어 마련한 학교 업무 연속성 계획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