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폭발예방 '메카'된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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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폭산업안전연구회' 출범울산 산업계의 전·현직 전문가들이 중대산업재해 예방과 방폭(防爆)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R&D) 등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방폭산업안전연구회’를 출범했다. 방폭은 대형 플랜트 기자재와 장비 등에 상존하고 있는 대형 폭발사고 위험요인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회는 울산을 거점으로 전국 주요 산업단지와 네트워크를 구축한 뒤 이르면 내년 한국방폭산업안전협회로 전환할 계획이다.
중대재해 막을 기술 개발
관련기관·전문가 300여명 참여
전국 산업단지와 네트워크 구축
내년 '협회'로 업그레이드 계획
한국방폭산업안전연구회는 지난달 23일 울산대 국제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 공동회장으로 박종훈 울산화학네트워크포럼 대표와 백순흠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대표를 선출했다고 2일 밝혔다. 조선 및 석유화학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고압가스 또는 인화성 물질은 정전기나 작은 스파크에도 대형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만큼 방폭산업은 대형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연구회에는 울산화학네트워크포럼, 석유화학단지 공장장협의회, 안전보건공단, 가스안전공사 등 방폭산업 관련 기관·관계자 300여 명이 참여했다. 박종훈 초대 공동회장은 “국내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연간 1000명 이상으로 하루에 세 명씩 일터에서 사망하고 있고, 경제적 손실도 크다”며 “기업 스스로 위험 요인을 개선해나갈 수 있는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SK에너지에서 37년간 근무하다가 2004년 총괄공장장(부사장)으로 퇴직했다. 은퇴 후 울산대 산학협력 교수로 일하던 중 이동구 울산미래화학산업발전로드맵 사업단장과 의기투합해 전·현직 공장장들을 중심으로 울산화학네트워크포럼을 세웠다.올해로 출범 7년을 맞는 울산화학네트워크포럼에는 SK에너지, 에쓰오일, 고려아연 등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전·현직 공장장과 안전관리자 등 2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포럼은 50년 이상 된 울산 국가산단의 노후 지하 배관에 대한 안전진단과 통합 파이프랙 구축사업 등을 정책화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직 산업계 대표인 백순흠 회장은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것은 개인과 기업, 사회 전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연구회가 방폭산업 전반의 이해 증진은 물론 산업계의 안전경영을 지원하는 버팀목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아연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1위 제련소인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연구회는 울산을 거점으로 포항 여수 광양 등 전국 산업단지와 방폭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르면 내년 고용노동부 인가를 거쳐 전국 단위 한국방폭산업안전협회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무국은 울산테크노파크에 두기로 했다. 박 회장은 “60년 이상 쌓인 울산 국가산업단지의 산업안전관리 노하우 및 기술력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만나면 세계사에 유례없는 방폭산업 안전기술이 나올 것”이라며 “은퇴 전문가들의 열정을 산업안전에 바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