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부산외대 부지 공공개발…게임산업 중심지로 만든다

민간사업자, 부산시 지침 수용
부산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국어대 부지 전경.
장기간 방치됐던 부산 남구 우암동 부산외국어대 부지가 게임산업의 중심지로 개발된다. 땅을 매입한 민간 사업자가 부산시의 공공개발 지침을 전격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일 부산외대 용지에 관한 개발 방향을 제시하고 해당 지역을 게임산업의 거점 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게임 관련 기업과 연구소 등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이 부지는 부산외대가 금정구 남산동으로 2014년 이전한 뒤 줄곧 방치됐다. 그 결과 인근 상가의 쇠락과 주변 주거지의 슬럼화 등이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시는 우암동 일대 활성화를 위해 2019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약을 맺어 공영개발을 추진했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해 10월 외대 부지 소유주가 민간 사업자에게 용지를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LH 측이 공영개발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난개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시가 제시한 공공 개발 지침을 민간 사업자가 수용하면서 개발에 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시는 주거 용지 비율을 기존 46.4%에서 38.0%로 줄이고, 업무시설 등 용지 비율을 18.2%에서 39.1%로 늘린다. 1만2906㎡의 업무시설 용지는 기부채납(공공기여)할 방침이다.시는 이 부지를 게임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한다. 기부채납 용지에 게임콘텐츠 비즈니스 파크를 조성하고 이와 관련된 공공기관, 연구소, 민간기업 등을 유치해 게임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개최지로서 국내 e-스포츠 프로구단 ‘샌드박스 게이밍’을 유치하는 등 게임과 관련된 인프라가 풍부하다.

박 시장은 “LH가 최초로 제시했던 공공개발의 목표치보다 더욱 강한 기준이 적용돼 공공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부산이 지닌 게임 도시의 저력을 충분히 살려 지역에 새로운 혁신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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