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中 전용모델 출시…'전기차 최대시장' 중국서 반격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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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 '쾌속 질주'“전통의 자동차 회사들은 물론 신생 (전기차) 회사들도 물리치고 싶다.”
(3·끝) 변방에서 글로벌 리더로
작년 팔린 전기차 472만대에서
중국시장 판매 절반 넘는데도
비야디에 밀려 실적 부진 계속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정비
현지생산 위해 노조협력도 필수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전기차 사업부문 분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의 조직으로 계속 남는다면 테슬라를 이기거나 성공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테슬라가 문을 연 전기차 시장에서 전통의 완성차 업체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물론 도요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등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공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격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탄탄한 공급망 확보는 물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반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서 전기차로 반전 노려
3일 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472만 대로,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2만 대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작년 기준 유럽의 두 배 이상, 미국의 다섯 배 이상 크다.현대차·기아는 그러나 작년까지 중국에서 전기차를 거의 판매하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에선 전기차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선 아예 존재감이 없는 수준이다.현대차·기아만 그런 것은 아니다. 테슬라를 빼면 중국에서 전기차로 성공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찾기 어렵다. 중국 전기차 1위인 비야디(BYD)를 비롯해 현지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앞으로 5년 뒤에도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 시대엔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중국이 ‘전기차 굴기’로 자국 시장을 장악했다”며 “대응이 늦어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판매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현대차·기아는 전기차로 반전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 맞는 현지 전용 전기차를 개발해 내년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침투 전략도 새로 짜고 있다. 기아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2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내년부터 중국에 중형급 전기차 모델을 새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 위한 공급망 관리가 관건
차량용 반도체 등 탄탄한 공급망 관리도 숙제다. 현대차·기아의 공급망 관리는 비교적 효율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출고 대기 물량이 100만 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엔진에 전용 설계된 파워트레인 반도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사와의 장기 계약은 물론 대체 소자를 개발하고, 나아가 내재화까지 검토하고 있다.글로벌 지역별 전기차 현지 생산도 필요하다. 현대차가 판매 중인 전기차는 대부분 한국과 체코 두 곳에서만 생산된다. 전날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지역은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조합의 반발 등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노조는 국내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아이오닉 5 생산 단계부터 노조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전기차는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보다 30%가량 적어 그만큼 생산 인력을 줄일 여지가 있지만, 노조가 인력 축소에 거세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고령 위주의 과잉 인력과 노동 경직성이 향후 전기차 전환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근속 위주의 인력구조 조정과 파견·대체근로의 합법적 활용 등을 통한 생산 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일규/도병욱/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