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B 표준, 기후에 초점…선제적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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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 재단이 만든 ISSB에서 3월 말 첫 번째 정보공시 초안 발표를 예고했다. 금융위원회가 ISSB에서 발표한 공시 기준을 전면 채택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국내 기업에 끼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두철 연세대 교수는 “공시 사항에 선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한경ESG] ESG 클럽 월례 포럼국제회계기준(IFRS) 재단이 지난해 말 만든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다수의 지속 가능성 사안 중 기후에 초점을 두고 공시 체계를 만들 예정이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의 협력을 토대로 비재무보고(지속 가능성) 기준과 재무보고 기준의 연계를 꾀한다. 지난 2월 23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클럽’ 2월 월례 포럼에서 문두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3월 말 발표할 예정인 ISSB 지속 가능성 정보공시 기준 초안에 따른 국내 기업의 대응책과 공시 기준 프로토타입 분석을 발표했다. IFRS 재단은 기준을 제정할 때 참고할 4가지 전략을 공개했다. 투자자 중심(investor focus), 기후 우선(sustainability scope, starting with climate), 국제 표준(global baseline), 기존 프레임워크 사용(building on existing frameworks) 등이다. 지속 가능성 공시 기준은 여러 이해관계자 중 투자자를 중심으로 구축된다. 또한 다수의 지속 가능성 이슈 중 대응이 시급한 기후에 초점을 맞춘다. 마련될 기준은 국제 표준선이며, 각 나라에서 국가 상황에 맞춰 수정해 채택하는 것을 허용한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ISSB 공시 기준을 전면 채택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IFRS 재단 이사회는 지난해 3월 전문 기술준비실무반(TRWG)을 구성해 지난해 11월 ISSB 출범과 함께 2가지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IASB,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기후공시기준위원회(CDSB), 가치보고재단(VRF), 세계경제포럼(WEF)이 프로토타입 작업에 참여했고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국제공공부문회계기준위원회(IPSASB)가 자문을 맡았다. 사실상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를 뺀 모든 기관이 참여해 공시 표준 마련에 나선 것이다. 문 교수는 “GRI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만들 때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기준으로 투자자 중심의 기준보다는 전체적인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기준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토타입 참고해 공시 2가지 프로토타입은 각각 지속 가능성 일반 요구사항을 담은 ‘일반 프로토타입’과 기후 관련 요구사항을 담은 ‘기후 프로토타입’으로 나뉜다. 지속 가능성 공시 기준 제정 시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
‘일반 프로토타입’은 기업에 유의적인 지속 가능성 위험 및 기회에 대한 모든 중요한 정보를 보고해야 한다. 이에 TRWG는 ▲지배구조 ▲전략 ▲위험 관리 ▲지표 및 목표에 초점을 둔 사안별, 산업별 공시 사항을 제공하고 이에 따른 공시를 권고한다.
사안별 공시는 산업에 관계없이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보고하는 것이다. 산업별 공시는 산업별로 중요한 특색에 따라 각 주제에 대한 요구사항을 설정한다. 추가적 특정 요구사항은 사안별, 산업별 공시기준에 따라 제공한다. 문 교수는 “산업 내 기후 공시가 필요할 경우 기후 기준(TRWG의 기후 프로토타입과 같은) 산업 전반의 요구사항과 산업별 요구사항 같은 기후 관련 지표를 적용하면 일반 요구사항을 만족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반 프로토타입의 구성은 크게 ‘목적’, ‘적용범위’, ‘개념적 요소의 적용’, ‘일반적 특징’으로 나눌 수 있다. 공시 목적은 투자자에게 투자 의사결정에 유용하고 유의적인 지속 가능성 리스크와 기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 적용범위는 지속 가능성 공시 기준에 따라 모든 사안에 적용되는 기준을 만들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는 것으로 한다.
개념적 요소에는 크게 중요성, 보고기업의 경계, 연계성 파트를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 중요성은 말 그대로 중요 사안에 대해서만 공시하는 것이다. 즉 기업가치, 현금흐름 혹은, 환경이나 사회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의 영향을 포함하는 중요한 문제만을 공시한다. 정보가 누락되거나 잘못 기재된다면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를 포함한다. 문 교수는 “현금흐름 분석과 중장기 기업가치의 영향은 곧 기업의 시나리오 분석 능력이 요구되기에 가장 까다로운 영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내 추가 정보공개보고기업의 경계는 곧 공급망 이슈와도 관련이 있다. 보고기업의 주요 경계는 지속 가능성 관련 재무 공시경계와 재무제표상 경계가 동일하다. 단, 보고기업의 협력사와의 활동,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지속 가능성 리스크 및 기회에 대한 중요 정보는 공시가 필수다. 예를 들면 공시 대상 보고기업의 공급망 내에 주요 공급사가 환경규제 준수를 위해 상당한 전환을 요하는 제조공정을 사용하는 경우 그 공급사에 대한 정보가 요구될 수 있다.
또한 지속 가능성 관련 재무공시와 재무제표 사이에 정보와의 연결성, 의존성, 상충 관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공시해야 한다. 문 교수는 “예를 들어 천연자원을 사용할 경우 생기는 기업변화와 지속 가능성 리스크 및 기회를 기술하고 이를 생산원가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전략적 대응에 연결해 공시하는 식이다. 탄소세 도입 후 이로 인한 구조조정이 발생한다면 기업이 직원을 어떻게 재교육, 보상 및 재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공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반적 특징에서는 지배구조, 전략, 위험 관리, 지표 및 목표 등 4가지를 주요 요소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는 정보 이용자가 보고기업이 사용하는 지배구조 과정, 통제 및 절차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공시해야 한다. 전략은 리스크 및 기회에 대처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적 대처, 회복 탄력성, 현금흐름 및 성과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공시한다. 위험 관리의 경우 지속 가능성 관련 위험의 유의성을 식별 및 평가한 후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그것이 리스크 관리 체계에 어떻게 통합되는지 공개하도록 한다. 지표 및 목표에서는 관련 리스크 및 기회를 산업 간, 산업별, 활동 지표로 나누어 분석하고 실제 설정한 목표와 진행 상황을 점검하도록 한다.
‘기후 프로토타입’은 TCFD, SASB 기준을 참고해 만들었다. TCFD는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나 기회 정보에 대한 시나리오 수립을 권고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기업이 노출된 위험도를 평가, 시나리오 범위를 확인 및 정의하고 비즈니스 영향평가를 진행한 후 대응책을 마련한다면 기업의 전략 및 위험 관리 프로세스에 포함될 수 있다. 기후 프로토타입 역시 일반 프로토타입과 유사하게 지배구조 ,전략, 위험 관리, 지표 및 목표 등 4가지에 맞춰 공시하도록 권고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 3 포함), 물리적 위험, 내부탄소세 등이 세부 사항으로 제시됐다.
문 교수는 “ISSB 지속 가능성 정보공시 국제 기준이 제정되면 국내 기업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것이 주요국(미국, EU)의 공시체계에 반영되면 공급망 내 있는 국내 기업 역시 관련 정보공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 교수는 “급변하는 공시 관련 사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자자 이외의 여러 이해관계자에 유용한 지속 가능성 정보 전달 방식에 대한 검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ESG 클럽 3월 월례 포럼은 3월 25일 수요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5층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