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사고' HDC현산, 네덜란드 연금 투자회사 APG 주주제안 수용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붕괴 사고 발생 이후 경제개혁연대가 HDC현산의 주주인 네덜란드 연금 투자회사 APG로 부터 위임을 받아 정관변경 관련 주주제안을 한 것에 대해 받아들인다고 3일 밝혔다.

HDC현산은 오는 29일 열리는 제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승인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HDC현산 관계자는 "지난 광주 아파트 사고에 대한 책임감 있는 모습과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경제개혁연대는 광주 붕괴사고 발생 이후 지난달 8일 HDC현산 주주인 네덜란드 연금 투자회사 APG로부터 위임을 받아 정관 변경에 관한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연대는 "두 번의 붕괴사고를 통해 드러난 심각한 수준의 안전관리와 품질관리 미비, 사고 후 대응조치 등을 종합해볼 때 현대산업개발은 사회적 책임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해 진정성 있는 어떠한 고민이나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고스란히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APG와 같은 주주들에 큰 피해가 발생했고 계속기업 가능성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가 요구한 정관 변경 내용은 △지속가능경영, 안전경영 등에 관한 회사 의무를 명문화하는 전문 신설 △ESG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 △이사회 내 '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및 안전보건 전문 사외이사 1명 이상 선임 △지속가능경영 공시 도입 등이다.

'권고적 주주제안권'은 상법이나 정관이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명시하지 않은 ESG 관련 사항에 대해서도 주주제안을 가능하게 하되 권고적 효력만 갖도록 하는 것이다.HDC현산은 지속가능경영, 안전 경영 등에 관한 회사 의무를 명문화하는 전문신설 요구에 대해서 ‘회사는 정도경영의 원칙에 입각하여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라는 등의 ‘정도경영’을 실천한다는 전문을 신설했다.

그밖에 이사회 내 '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및 안전보건 전문 사외이사 1명 이상 선임 제안에 대해서는 안전보건 전문가 1명을 포함한 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다만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제안에 대해선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HDC현산은 주주제안 안건 승인, 2021년 사업연도 재무제표 승인 등 의결사항이 포함된 제4기 정기주주총회를 오는 29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즉시 시행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