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항마라더니 토종 OTT에도 뒤졌다…칼 가는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 MAU 201만명…넷플릭스의 6분의 1수준
디즈니플러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로 승부수
사진=로이터
지난해 11월 국내에 상륙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시장에서 유독 고전 중이다. 국내 출시 당시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기대감을 모은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4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디즈니플러스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01만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MAU 1241만명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디즈니플러스는 토종 OTT 보다도 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해당 기간 웨이브의 MAU는 492만명, 티빙은 419만명, 쿠팡플레이는 368만명을 기록했다.

믿었던 '설강화' 너마저…"킬러콘텐츠가 없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시장 부진은 눈길을 잡아끄는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데서 기인한다. 마블 시리즈, 스타워즈 등 디즈니플러스가 가진 콘텐츠 자산은 많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고 싶어하는 이용자 니즈를 충족하는 '한국 콘텐츠'가 없다는 얘기다.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시장 진출 초반 배우 정해인과 블랙핑크 지수가 주연으로 나오는 드라마 '설강화'가 킬러 콘텐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설강화가 민주화 운동 역사왜곡 논란이 일면서 스트리밍 중단 요구까지 나오는 등 예상외의 반응에 직면했었다.

다만 아직 디즈니플러스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압도적 1위 점유율을 보이는 넷플릭스 또한 론칭 초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전례가 있어서다. 넷플릭스는 이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 투자로 '오징어 게임' 등을 성공시켰다. 업계는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약 8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디즈니 또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오상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들은 자국어 콘텐츠를 기대하고, 오리지널 콘텐츠에 끌리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가장 글로벌한 로컬 언어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민식·유재석 출격...올해 신규 라인업 콘텐츠 발표

오 대표가 공언한 대로 디즈니는 올해 선보일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했다. 디즈니는 올해 최소 12개의 오리지널을 포함한 20개 이상의 한국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우선 배우 이종석, 임윤아 주연의 화제작 '빅 마우스'를 공개한다. 여기에 최근 OTT를 중심으로 불고있는 예능 바람에 발맞춰 국민 MC 유재석을 내세워 리얼 서바이벌 버라이어티 '더 존: 버텨야 산다'를 공개한다.

또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 비밀을 숨기고 살아온 부모들이 거대한 위험에 맞서는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 '무빙', 배우 최민식의 24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주목받는 '카지노' 등의 한국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시카 캠-엔글(Jessica Kam-Engle)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콘텐츠 및 개발 총괄은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뛰어난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수준 높은 스토리텔링과 정서적, 문화적으로 큰 영향력을 지닌 이야기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장기적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로서 디즈니는 아태지역의 뛰어난 창작자들과 협력해 로컬 콘텐츠를 포함한 세계 최고의 스토리들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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