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기형적인 단일화 尹에 역풍"…국힘 "정권교체 마지막 퍼즐 완성"

'尹·安 단일화' 엇갈린 평가

與 "安 야권표 이미 尹에 갔다"
野 "선거막판 기세싸움서 우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막판 대선 후보 사퇴가 선거에 미칠 여파를 두고 여야가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형적 단일화에 역풍이 불고 있다”며 단일화 의미를 평가절하한 반면 국민의힘은 “기세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사퇴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한 게 판세에 주는 영향은 매우 적거나, 오히려 (안 후보 지지자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더 선호한다는 여론조사들이 나오고 있다”며 “(민주당에)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에게 있던 야권 성향의 표들은 사실상 이미 윤 후보 쪽으로 갔다고 우리는 판단하고 있었다”고 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단일화가 후보 등록 전에 이뤄졌다면 저희가 굉장히 고전했겠지만, 막판에 굉장히 기형적으로 됐기 때문에 윤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국민의당 게시판도 난리가 났고, 역풍이 부는 건 확실하다”며 “다만 그 바람의 강도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가 정권교체 민심 집결로 이어지는 걸 경계하는 동시에 ‘거래 정치’에 회의적인 유권자들의 반발을 부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강훈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은 “(사전)투표 전날에 국민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생기면서 유권자들은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컨벤션이 아니라 오히려 역컨벤션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권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향한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고 평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단일화 효과에 대해 “단순히 지지율 지표에서 몇이 더해지고 빠지는 문제가 아니다”며 “윤 후보의 포용력, 또 선거 막판 이슈 선점과 기세 싸움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범야권이 우위를 가져간다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단일화로 선거 전선이 ‘정권교체냐 연장이냐’로 단순화됐다고 보고 있다. 각종 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바꿔보자’는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낼 모멘텀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 모두 지지층이 결집해 부동표는 거의 없는 정도로 와 있었는데, 단일화라는 게 심리적인 안정을 굉장히 주는 것 같다”며 “정권교체를 원하는 분들 사이에서 ‘이제 좀 마음 편하게 투표에 임할 수 있다’는 반응이 꽤 나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안 후보의 사퇴가 여론조사 금지 기간에 이뤄져 표심의 향방은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날 한국경제신문·입소스 여론조사(1~2일 조사) 결과 3자 대결 때 안 후보 지지층의 44.9%는 윤 후보에게, 25.1%는 이 후보에게 옮겨갈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이뤄진 한국갤럽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자들은 윤 후보 쪽으로 26.8% 이동했고, 이 후보 쪽으로는 36.9%로 더 많이 이동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