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安 새정치 말하며 "내가 하겠다"

이재명, 강원·경기·서울 '강행군'

"소득 5만弗·5대 강국 만들겠다"
"1표 가치 6787만원" 투표 독려
유세 일정 변경…주말 '수도권 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가 4일 강원 홍천의 꽃뫼공원 앞 유세장에서 두 손을 치켜들며 지지자들에게 호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4일 강원도를 찾아 “기회를 준다면 국민소득 5만달러, 5대 강국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단일화 효과를 의식한 듯 당초 강원도에서 예정됐던 이 후보의 사전투표를 서울로 옮기고, 주말 제주 유세를 서울 유세로 바꾸는 등 선거 막판 서울과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 홍천 유세에서 “투표지 한 장의 가치를 계산해 보니 6787만원이다. 대통령이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유권자 수로 나눈 금액”이라며 “제게 기회를 주시면 공직자 한 명이 얼마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군부대가 많은 강원 지역의 특색을 고려해 여야의 안보 성과를 비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보수 정권에서는 국방 예산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한 비중이 대게 5~6%였던 반면 노무현·김대중·문재인 정부에서는 7~8%였다”며 “국민의힘 정권이 방위 (관련) 비리를 저지르는 동안 문재인 정부는 방위산업에서 수입보다 수출을 더 많이 하는 나라로 만들었다”고 했다.윤 후보를 비판했지만 막판 대형 변수인 야권 단일화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제3의 선택 가능한, 선의의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소위 새 정치로 제가 가겠다”며 “정치 교체와 통합정부의 꿈은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정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표적인 정치 슬로건이다.

이 후보는 이후 강원 춘천과 경기 남양주를 거쳐 서울 중랑구와 강동구에서 유세를 했다. 주말인 5, 6일에도 서울과 경기를 돌며 ‘수도권 집중 유세’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수도권 집중을 위해 기존의 선거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만 해도 이 후보가 4일 강원 속초에서 사전투표를 한 뒤 속초에서 유세할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알렸지만 3일 일정 변경을 공지했다. 이 후보가 촛불집회 중심인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투표에 참여함으로써 상징성과 함께 국민적 관심을 높이겠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5일에도 당초 지난달 15일 본 선거운동 이후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한 제주도에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수도권 유세로 변경했다.이 같은 일정 변경은 야권 단일화로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데다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을 잡아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민주당 승리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 관련 최근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대규모 인파가 몰릴 주말 수도권 유세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게 선대위 판단”이라며 “제주 유세를 접은 게 지역 민심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보수진영 단일화로 비상 상황임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전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