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광화문'·윤석열 '부산'서 사전투표…'수싸움' 전략이었나

이재명, '속초→서울' 투표지 변경
최대 격전지 서울 부동층 표심 잡기
"촛불 든 국민 생각…정치교체 추진"

윤석열, 부산서 일정 소화하며 투표
'스윙보터' PK 표심 잡기 위한 포석
"20여년 전 살던 동네…감회 새롭"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마쳤다. 이 후보는 서울, 윤 후보는 부산을 사전투표지로 선택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대선 본선을 두고 '수 싸움'을 벌였다.

먼저 이 후보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소공동 주민센터는 이른바 촛불 민심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광화문에서 가장 가까운 사전 투표소였다.그는 사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촛불을 들고 광화문과 시청 앞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을 생각했다"며 "최근 정치 상황 변화와 관계없이 정치제도 개혁을 통한 정치교체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는 실용적 국민 통합정부를 흔들림 없이 계속 추진해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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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이 후보는 강원도 유세에 나서기 전 속초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강릉, 춘천 등을 찾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급속도로 확정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의 부동층 표심을 잡고자 사전투표 장소를 변경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윤 후보는 이날 부산 남구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아 자신의 표를 행사했다. 배우자인 김건희 씨는 자택 부근인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를 찾아 따로 투표했다.윤 후보는 "국민 여러분께서 정권을 교체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일정이 부산 쪽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사전투표를 했으며) 남구청 투표소는 제가 20여 년 전에 부산에서 근무할 때 살던 동네여서 감회가 새롭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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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한 까닭은 'PK(부산·경남)' 지역의 표심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PK 지역은 한때 보수 진영의 텃밭으로 불렸지만, 최근 선거에서는 민주당에도 많은 표를 주는 등 '스윙보터'의 모습을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 후보는 수도권 열세 극복, PK 민심 회복 등 확실한 메시지를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라면서도 "본인의 표를 끌어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장소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