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전쟁 위험 10%로 증가"- BCA리서치

러시아 전쟁이 핵전쟁으로 번진 확률이 10%로 높아졌다는 월가 분석이 나왔다.

BCA리서치는 4일(현지 시각) '핵전쟁에 따른 종말 위험 증가'(Rising Risk Of A Nuclear Apocalypse)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향후 12개월 동안 인류 문명의 종말을 부르는 세계 핵전쟁의 가능성에 불편할 정도로 높은 10%의 확률을 할당한다"라고 밝혔다.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유럽 최대 원전 단지를 공격해 일부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폭발한다면 체르노빌 핵사고 때보다 피해가 10배나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원전 단지를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원자로 1호기 격실이 일부 훼손됐으나 다행히 안전에는 이상이 없으며, 방사능 수준은 정상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대표는 이에 대해 “유럽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핵 공포가 커지면서 유럽 증시는 3%대 폭락했다. 또 달러 대비 유로 환율은 거의 2년 만에 최저치인 1유로당 1.10달러 아래를 맴돌았다.BCA리서치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를 목표로 삼고 있고, 이게 이뤄지지 않으면 패배로 여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한 계속된 러시아군의 투입은 러시아 경제를 파탄시키고 국내적 불만을 누적시킬 것"이라면서 "푸틴이 만약 자신에게 미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 핵을 사용할 위험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푸틴은 지난달 27일부터 러시아의 전략핵 사령부에 경계 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하는 등 핵 위협을 높여왔다. 푸틴의 전기 작가인 피오나 힐은 최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의 핵 사용 가능성을 묻자 "글쎄, 그는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BCA리서치는 "궁극적으로 제 3차 세계 대전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은 팬데믹 초기에 겪었던 것과 같은 기겁할만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라면서 "핵전쟁에 대한 구글 검색은 이미 급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BCA리서치는 "핵전쟁 위험에도 불구하고, 향후 12개월 동안 주식에 대해 건설적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순전히 재무적 관점에서 보면 실존적 위험은 대체로 무시하는 게 좋다"라고 권고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