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어떤 램프의 요정을 불러낼 것인가?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출처:네이버 영화
<프롤로그>
만약 당신에게 소원을 이뤄 줄 마법의 램프가 있다면 어떤 요정을 불러낼 것인가? 악마 같은 무서운 탐욕을 추구하는 요정인가 아니면 소원을 비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진정성 있는 요정인가? 뮤지컬 실사 영화 <알라딘(Aladdin), 2019>에서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지만 의리와 용기가 가득했던 주인공은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요정을 만나 욕심보다 순수한 우정을 통해 큰 행운을 이뤄내는 것을 보여준다. 마법의 힘이 있는 것은 램프의 요정이지만 그것을 불러내고 제대로 일을 시키는 것은 바로 램프의 주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알라딘과 이상한 램프: 5세기경 페르시아 지방에서 시작되어 15세기경에 완성된 <천일 야화>는 17세기 프랑스 작가 갈랑이 번역하면서 전 세계에 보급되었고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과 함께 이때 추가된 것이다]
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줄거리 요약>
사막 속 신비의 아그라바 왕국, 바자르와 시장에서 좀도둑으로 살아가던 알라딘(메나 마수드 분)은 어느 날 아름다운 자스민(나오미 스콧 분) 공주를 만나면서 사랑이 싹트게 된다. 비록 좀도둑이지만 따뜻한 선량함과 용기 그리고 꿈을 가진 청년 알라딘은 사악한 마법사의 제안으로 신비의 동굴에서 마법의 램프를 가지러 들어가지만 그만 갇히고 만다. 하지만 램프의 요정 지니(윌 스미스 분)를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을 향한 모험과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마법의 융탄자를 타고 밤하늘을 비행하는 알라딘과 자스민의 아름다운 사랑을 예고하는 러브테마는 환상과 모험이 가득 묻은 탐험가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출처:네이버 영화
출처:네이버 영화
<관전 포인트>
A. 알라딘이 공주를 만나게 되는 계기는?
어릴 적 돌아가신 어머니로부터 "백성의 행복이 곧 왕실의 행복"임을 듣고 자란 자스민 공주는 백성들의 민생을 살피기 위해 시장으로 나왔다가 배고픈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주다가 가게 주인에게 봉변을 당한다. 이때 시장에서 좀도둑으로 살던 알라딘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된다. 알라딘은 자스민이 공주의 시녀라고 생각하고 데이트를 신청하고자 밤에 궁궐을 찾아간다.
B. 알라딘이 신비의 동굴로 들어가게 된 이유는?
왕궁에 자스민을 보러 몰래 들어갔다가 재상이며 사악한 마법사인 자파에게 붙잡힌다. 자파는 알라딘이 신비의 동굴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자(들어갈 수 있는 자는 단 하나, 겉으로는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없는 진흙 속의 보석 같은 자) 임을 알아채고 알라딘에게 동굴에 들어가서 마법 램프를 가져오면 큰돈을 줄 것이라는 협박과 회유를 하게 된다. 이 상황은 마치 소설 <아서왕의 검>에서 보잘것없던 소년 아서가 런던 한복판에 돌에 박힌 검을 뽑아내면서 잉글랜드의 왕이 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C. 마법 램프는 어떤 신비한 힘이 있나?
알라딘과 같이 들어간 원숭이 가 금지된 보석을 만지는 바람에 동굴이 무너지자, 알라딘은 바윗돌에 깔려 있던 마법의 양탄자를 구해주고 이를 타고 동굴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가지고 나온 램프의 먼지를 닦자 램프의 푸른 요정 지니가 나와서 " 나를 소환하시어 명령을 내리시는 위대하고 엄정한 주인님, 세 가지 소원을 이뤄드리겠다는 맹세를 합니다"라고 외친다. 그는 첫번째로 공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을 왕자의 모습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여 자스민 공주의 궁궐로 찾아간다.
D. 자스민 공주의 마음을 얻게 되는 행운은?
자신을 아바브와 왕국의 알리 왕자라고 소개하면서 많은 보석을 선물하며 공주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지만 그의 속물 같은 언행에 공주는 거부한다. 하지만 밤에 마법의 융탄자를 타고 공주를 데리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면서 마침내 마음을 얻게 된다. 알라딘의 정체를 눈치챈 사악한 재상 자파에게 램프를 뺏기자 요정 지니는 어쩔 수 없이 자파의 명령대로 술탄을 만들고 최고의 마법사로 만들어 주면서 자파는 왕국을 지배한다. 재치 있는 알라딘은 "너보다 힘 있는 자는 항상 있을 거야, 지니는 너에게 힘을 줄 수도 있지만 뺏어갈 수도 있지. 하지만 가장 강한 건 언제나 지니야, 넌 항상 이인자에 불과해"라고 열등감을 자극하자 자파는 지니에게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로 만들어 달라"라고 지시하자 지니는 그를 자신과 같은 램프의 종을 만들어 영원히 램프에 봉인시키게 된다.
E. 알라딘이 실행한 마지막 소원은 무엇인가?
자파를 평정하고 그동안 모든 거짓말을 공주에게 고백한 알라딘은 마지막 남은 소원을 지니가 가장 원하던 "지니가 인간이 되는 소원"을 빌게 되면서 그와 주종 관계가 아닌 영원한 우정과 신의를 지키는 친구로 남게 된다. 평소 아버지보다 강한 술탄을 꿈꿔왔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기회가 없었던 공주는 아버지로부터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리더십을 인정받고 왕위를 계승 받아 최고의 술탄이 되고 알라딘의 진심 어린 마음을 확인한 공주는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된다.
출처:네이버 영화
< 에필로그>
알라딘이 사악한 마법사의 공격으로 바닷속에 빠져 죽어갈 때 램프의 요정 지니는 규칙을 어겨가면서까지 그를 구해주었지만, 알라딘은 계속 왕자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점점 거짓말만 늘어나는 것을 보고 "거짓으로 많이 얻으면 진짜 네가 가지는 건 적어, 내가 만년을 살면서 주인님을 친구라고 부른 건 오직 너뿐이야"라며 올바른 판단과 정직한 삶을 살 것을 호소한다. 이처럼 사람은 성공하면 과거의 어려웠던 처지를 잊고 교만과 탐욕에 빠지기 쉽다. 당장의 듣기 좋은 달콤한 말보다 자신의 충만한 삶을 위해 진정한 충고를 해줄 수 있는 훌륭한 램프의 요정을 불러내길 기대해 본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