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車 회사는 안 하는데…현대차, 반려동물 지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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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모빌리티 활성화 전망현대자동차·기아가 동물 복지, 반려동물 이동권 보장에 앞장서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념이 확장되면서 동물 복지를 강화하는 활동이 S(사회 부문)와 관련 있어서다. 이런 활동에 큰 관심이 없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다른 행보다. MSCI, 피델리티 등 글로벌 ESG 평가 기준에 따르면 ‘동물 복지’도 ESG 경영의 평가 척도 중 하나다. 동물 실험 및 사육을 윤리적으로 진행하는지, 동물 복지를 위한 활동을 하는지, 기금을 조성하는지 등을 주요하게 본다.
이동 약자 배려해 ESG 강화
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 광고에 EV6를 홍보하기 위해 로봇 강아지 ‘스팟’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전력을 잃고 쓰러진 유기 강아지인 스팟이 기아 전기차 EV6의 전원공급 기능(V2L)을 통해 동력을 얻고 새 주인을 찾는다는 내용이다.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이 광고는 미국에서 호평을 받았다. USA투데이가 슈퍼볼 광고 70개를 대상으로 집계한 선호도 투표에서 기아 광고는 전체 브랜드 중 4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브랜드 중에선 도요타, BMW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현대차그룹이 반려동물 지원을 다양화하는 이유는 앞으로 ‘펫 모빌리티’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잡은 반려동물이 미래 모빌리티의 이동 주체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 반려동물도 ‘이동 약자’라는 관점에서 이동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기아의 슈퍼볼 광고도 미국 최대 반려동물 단체인 펫파인더재단과 제휴해 유기동물 입양을 독려하는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한 것이다. 기아 관계자는 “미국에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한국보다 강해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또 기아는 레이 EV로 반려동물의 이동, 의료, 미용, 숙박을 돕는 모빌리티 서비스 ‘엠바이브’도 지난해 시범 운영했다.현대차는 반려견 헌혈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아임도그너, 찾아가는 반려견 헌혈카’를 진행하고 있다. 사람처럼 반려견도 수술받을 때 수혈이 필요한데, 지금은 수혈용으로 사육되는 공혈견의 피로 공급하고 있다. 헌혈카 내부에 채혈, 분석실 등 최신 장비를 갖춰 반려견이 안전하게 헌혈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대차는 건국대와 아시아 최초의 자발적 반려견 헌혈 기관인 ‘케이유 아임도그너 헌혈센터’를 상반기 내 설립하기로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