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대면 개최 AACR…유한양행·레고켐바이오 등 주목

코로나19로 2020~2021년 온라인 개최
국내 기업 14곳 참석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 학술대회가 올해 3년 만에 현장 개최된다. 국내에서는 14개 기업이 참석할 예정이다. 유한양행과 브릿지바이오 등은 연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하는 후보물질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022년 AACR은 내달 8~13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만큼 대면 개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AACR은 매년 세계 120여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석하는 암 관련 학술대회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관련 학회로 구분된다. 그 중 AACR에서는 주로 동물실험 등 전임상 결과가 발표된다. 올해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상장사 12곳과 비상장사 2곳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반 초록(Regular Abstract)은 8일(현지시간) 공개된다. 최신 임상 초록(Late-Breaking and Clinical Trials Abstract) 제목 및 저자만 공개된다.

AACR의 대면 개최는 이후 학회들의 대면 개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현장 실사 재개 등 바이오 업계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유한양행, '4-1BB·HER2' 이중항체 전임상 발표

유한양행과 브릿지바이오 등은 연내 임상 신청을 앞두고 있는 물질의 전임상 결과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도입한 ‘YH32367(ABL105)’의 전임상 결과를 내놓는다. YH32367은 '4-1BB'와 'HER2'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치료제 후보물질이다. 2020년 AACR에서 전임상 효능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인터페론 감마와 같은 세포사멸 사이토카인 분비를 증가시키고 종양세포 사멸을 유도했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이번 AACR에는 미국 법인인 유한USA가 참여해 새로운 전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YH32367에 대해 이달 국내 임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2분기에 승인받아 연내 임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4세대 표적치료제 후보물질인 ‘BBT-207’에 대한 전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한다. BBT-207은 ‘C797S’ 양성 이중 돌연변이 대상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브릿지바이오는 BBT-207에 대한 미국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첫 자체 발굴 신약후보물질인 BBT-207에 대한 개발 현황을 처음으로 업계 및 학회에 소개하는 자리”라며 “전임상 연구 과정의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큐리언트는 'CDK7' 저해제인 ‘Q901’에 대한 추가 전임상 효능 결과를 발표한다. Q901은 CDK7을 억제해 세포 분열 주기에 문제가 생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의 항암후보물질이다. 지난 8일에 미국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레고켐바이오, Trop2 표적 ADC 전임상 발표

레고켐바이오의 발표도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Trop2’를 표적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인 'LCB84'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표적인 만큼, 우수한 결과가 발표된다면 다국적 제약사들의 관심을 끌 것이란 관측이다. 2020년에는 경쟁 Trop2 표적 ADC와 관련된 두 건의 대형 계약이 체결됐다. 다이이찌산쿄는 ‘DS-1062’를 아스트라제네카에 60억달러(약 7조3608억원)로 기술이전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트로델비’를 보유한 이뮤노메딕스를 210억달러(약 25조7544억원)에 인수했다.

레고켐바이오는 보스턴에 자회사를 설립해 자체적으로 임상에 진입한 후 기술이전한다는 계획이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경쟁 약물 대비 높은 암 선택성 및 효능을 입증할 수 있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후 임상 단계에서 경쟁사 대비 뛰어난 약효를 검증한 후 기술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EZH1’과 ‘EZH2’를 이중저해하는 표적항암치료제인 ‘HM97662’의 전임상 연구를 발표한다. 네오이뮨텍은 'NT-I7'과 새로운 병용물질을 투여한 전임상 연구 2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103'의 전임상 후속 결과를 발표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1월 ABL103에 대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인간화생쥐를 대상으로 몸무게 1kg당 2mg를 투여했을 때 종양이 완전히 제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투여 중단 후 암세포를 재이식한 후에도 암세포의 성장은 관찰되지 않았다.

에스티큐브는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 ‘hSTC810’에 대해 두 건의 연구를 발표한다. 임상 1상 개시 용량과 관련된 연구, 방사선 요법과 hSTC810 병용에 대한 연구다. 바이젠셀은 동종 유래 감마델타 CAR-T 치료제인 ‘VR-CAR’에 대한 시험관 내 효능 평가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에이비온은 'CLDN3' 표적 항체치료제인 ’ABN501’을, 지놈앤컴퍼니는 ‘CNTN4’를 표적하는 항체치료제에 대한 전임상 연구를 발표한다. 티움바이오는 'TGF-ß' 및 'VEGFR'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저해 항암제인 ‘TU-2218’에 대한 전임상 연구를 공개한다. 파멥신은 'VISTA' 표적의 항체치료제 ‘PMC-309’에 대해 발표한다. 국내 비상장기업 중에서는 딥바이오와 보로노이가 올해 AACR에 참여할 예정이다. 딥바이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심화학습(딥러닝) 분석에 대해, 보로노이는 고형암을 표적하는 ‘Raf’ 저해제인 ‘VRN14’에 대해 전임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