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전 공포 엄습…미 증시 또 블랙 먼데이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밀값 등이 뛰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습니다. 세계 3차 대전 발발에 대한 공포도 나왔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2.95% 떨어진 4,201.09, 나스닥지수는 3.62% 급락한 12,830.96, 다우지수는 2.37% 하락한 32,817.38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나스닥지수는 작년 11월의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졌습니다.국제 유가가 뛰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습니다. 유가 급등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상황에서 경기가 점차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강화됐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때 배럴당 125달러를 넘었습니다. 결국 119달러 선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오전에 배럴당 139달러를 넘기도 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으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유럽 동맹국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게 기폭제가 됐습니다. 다만 독일이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 방법이 없다”며 일단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오후 들어 상승세가 둔화했습니다.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4.06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 평균 가격은 갤런당 2.768달러였습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또 뛰었습니다.

네덜란드 TTF거래소 기준 천연가스 가격은 이날 메가와트시(MWh)당 270유로로 마감했습니다. 하루만에 42% 급등했습니다. 한때 역대 최고치인 345유로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작년 말엔 메가와트시당 30유로 선에 거래됐습니다. 몇 개월새 10배가량 오른 겁니다.니켈 가격은 하루에 82% 급등했습니다. 런던상품거래소(LME)에서 니켈 가격은 메트릭톤당 5만2700달러로, 역대 최고치였습니다. 니켈은 전체의 72%를 스테인리스강 제조에, 7%를 전기차용 등 배터리 제조에 각각 사용됩니다.

월가에선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졌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최고경영자(CEO)는 “냉전이 아닌 열전(hot war) 형태의 3차 대전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크 헤펠 UB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높다”며 “S&P500지수는 연말까지 15%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에드 야디니 야디니리서치 대표 역시 “스태그플레이션의 현실화를 보고 있다”며 “올해는 주식 투자자들에 가장 위험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크게 봤습니다. 러시아가 달러로 국채 상환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빠르면 다음달 15일 국가 부도를 선언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사진=AP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① 최고치 경신한 천연가스·니켈·밀값 ② 美 휘발유 갤런당 4달러..역대급 ③ 금값 2000달러 돌파 ④ 미, 이번주 암호화폐 규제 가능성 ⑤ ‘퍼펙트스톰’ 경고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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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