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태국관광업계, 러 제재에 중 유니온페이·가상화폐 결제?

태국 정부는 '귀국 차질' 러-우크라 관광객 7천여명 지원 방안 강구
비자연장 무료 허용에 보호소도 고려…우크라 관광객 '임시망명' 전망도
태국 정부와 관광업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각종 제재와 항공편 취소로 귀국에 차질을 빚을 걸로 보이는 양국 관광객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8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PBS타이 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귀국에 영향을 받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광객은 약 7천명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가장 인기가 많은 푸껫을 비롯해 꼬사무이와 파타야, 끄라비에 대부분 머물고 있다고 태국관광청(TAT)은 밝혔다.

푸껫 관광협회 뿌미킷티 락태응암 회장은 현재 푸껫에만 3천500~4천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300~400명의 우크라이나 관광객이 각각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광객들의 평균 체류 기간은 10일가량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태국 정부는 이들에 대해 일단 추가 비용 없이 비자를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비자 연장을 위해서는 1인당 1천900밧(약 7만원)이 소요된다. 이와 동시에 항공편이 취소됐거나, 침공 사태로 귀국할 수 없는 이들 중 태국에 더 머물 경제적 여유가 없는 관광객들을 위해 임시 보호소 제공 등 인도적 지원 방안도 고려하기로 했다.
보호소가 설치될 지역으로는 푸껫과 파타야가 거론된다.

뿌미킷티 회장은 푸껫에 임시 보호소가 설치되면 침공을 당한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해 임시 망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 관광객들의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국제사회 제재로 러시아 은행과 비자 및 마스터 신용카드를 통한 결제가 불가능해진 것과 관련, 여행사들은 중국의 유니온페이를 통한 결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했다.

또 비자와 마스터 카드는 지난 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러시아 은행들이 발급한 비자와 마스터 카드는 오는 9일 이후 국외에서 사용이 중지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 등이 자국의 결제 시스템인 미르와 제휴한 중국의 유니온페이 카드 발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들은 또 러시아 은행과 신용카드를 이용한 결제가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 대체 결제 방안으로 암호 화폐를 사용하는 방안도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태국관광청(TAT) 유타삭 수파손 청장은 러시아 관광객들에 대한 의료 서비스 제공 차질도 우려된다고 밝혔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일부 사립병원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지불 수단이 막힌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러시아 관광객들에 대한 치료를 꺼리고 있다고 유타삭 청장은 전했다. 그는 이들이 적절한 의료 조치를 받도록 정부가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