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판매 감소를 막는 가격 전략은?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사가 만 원짜리 상품을 팔고 있는데, 경쟁사가 갑자기 5천 원짜리 저가 신상품을 출시해서 자사상품과 나란히 옆에 진열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자사상품의 판매는 줄어들 것이다.

즉, 경쟁사가 가격 할인을 하거나 저가 신상품을 출시하게되면 자사상품 판매는 일반적으로 단기간 하락하게 된다. 그러면 맞대응 차원에서 자사상품도 가격을 할인하게 되는데, 그러면 단기적으로 자사상품 판매하락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결국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손익도 악화되는 나쁜 결과를 갖어오게 된다.이런 경우에는 두 가지 전략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첫째는 자사상품보다 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하나 더 출시하는 전략이다. 둘째는 자사도 저가상품을 출시하되 별도 브랜드로 출시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6년근 정관장을 판매하고 있는데 저가의 4년근 홍삼이 출시되어 옆에 진열되었을 때, 정관장 가격을 할인해서 4년근 홍삼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정관장 브랜드 가치는 크게 떨어질 것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정관장보다 더 고가의 프리미엄 정관장을 출시하거나 아니면 정관장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4년근 저가 홍삼과 같은 가격대의 별도 저가 브랜드를 하나 더 출시해서 저가 시장을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즉, 자사상품이 잘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컨셉의 저가 신상품을 경쟁사가 출시했을 때는 가격 할인으로 맞대응하지 말고, 이처럼 자사상품보다 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출시해서 기존 자사상품이 시장에서 중가대 가격이 되도록하면 소비자는 이 중가대 상품을 선호하게 되어 판매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 이것을 타협효과(Compromise effect)라고 한다.

소비자는 극과 극을 싫어한다. 상품 구매에서도 가장 비싸거나 가장 저렴한 양극단에 있는 제품보다도 무난하면서 절충적인 중가대 제품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이 타협효과다. 이것은 자신의 구매를 스스로 합리화하거나 타인에게 설명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옷가게에서 만원에서 10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바지를 걸어놓고 판매하는데, 만원에서 5만원까지 중저가 바지는 잘 팔리는데, 가게에서 가장 비싼 10만원짜리 바지가 안팔린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동대문에 가서 20만원짜리 바지를 구입해서 10만원짜리 바로 옆에 진열해놓으면 그때부터 10만원짜리 바지가 잘 팔릴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가게에서 10만원짜리가 가장 비싸서 사람들이 구입을 꺼렸지만 그 옆에 20만원짜리 바지가 진열되면 그때부터는 10만원짜리 바지가 상대적으로 싸보이기 때문에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외국 바이어와 상담을 할 때 100만 원짜리 상품과, 300만 원짜리 상품을 가지고 둘 중에서 하나를 구매하도록 설득하면 바이어는 가장 비싼 300만 원짜리 상품을 구매하기도 꺼려지고 가장 저렴한 100만 원짜리 상품을 구매하기도 꺼려지게 된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 150만 원짜리 상품을 하나 더 제시해서 설득하면 바이어는 150만 원짜리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노트북을 파는 매장에서 50만 원에서 200만 원대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경우에 소비자들은 가장 비싼 200만 원대 상품을 구매하기도 꺼려지고 가장 저렴한 50만 원대 상품을 구매하기도 꺼려진다.이때 200만 원대 상품을 많이 구매하도록 유도하려면 더 비싼 300~400만 원대 상품을 출시해서 옆에 하나 더 진열해 놓으면 그때부터는 200만 원대 노트북이 상대적으로 싸 보이기 때문에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게 된다.

결론적으로 자사가 상대적으로 고가상품을 팔고 있는데 경쟁사가 저가상품으로 대응해 왔을 때, 가격으로 맞대응하지 말고, 더 비싼 고가의 신상품을 출시해서 자사 기존상품의 판매하락을 방지하던가 아니면 경쟁사의 저가상품과 동일한 가격대의 별도 저가 브랜드를 출시하는 전략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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