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30달러대로 급등…세계 증시 덮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다우 2.3% 나스닥 3.6% 급락
안전자산 금값은 2000달러 돌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7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증시가 급락하는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이 닥쳤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37%(797.42포인트) 하락한 32,817.38로 마감했다. 지난 1월 사상 최고점보다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S&P500지수는 2.95%(127.78포인트) 떨어지며 2020년 10월 이후 하루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3.62%(482.48포인트) 내려갔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치보다 20% 이상 떨어지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좀처럼 마무리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이 최후의 제재로 꼽히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한 여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 인도분은 장중 배럴당 130.5달러까지 급등하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가 전날보다 3.20% 오른 119.40달러로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도 장중 배럴당 139.13달러까지 뛰었다가 4.32% 상승한 123.21달러로 장을 마쳤다.

시장에선 1970년대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던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의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제 둔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계산법도 복잡해졌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가 경기 침체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안전자산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 선물은 이날 장중 트로이온스당 2007.5달러까지 올랐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최근 연 1.7%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연 2%대였다. 국채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반대이므로 미 국채 수익률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뜻한다.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선을 넘기며 강세를 지속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