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월급빼고 다 오른다"…중저가 화장품도 줄줄이 인상
입력
수정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최대 36%↑고가 수입 화장품에 이어 이니스프리·미사 등 국내 중저가 화장품 가격도 잇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제조단가가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샤넬·디올 등 명품 화장품 줄인상
9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저가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에 따르면 이달 주요 제품들의 가격을 3~36% 인상했다. 인기상품 중 하나인 ‘그린티씨드세럼’은 기존 2만7000원에서 2000원(7.4%) 오른 2만9000원이 됐다. ‘그린티밸런싱로션’은 1만6000원에서 2000원(12.5%) 인상된 1만8000원, ‘유채꿀립밤’은 6000원에서 2000원(33.3%) 오른 8000원으로 책정됐다. 남성용 화장품 값도 올라 ‘포레스트포맨스킨’은 1만9000원에서 2만원으로 1000원(5.3%) 비싸졌다.에이블씨엔씨의 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어퓨도 가격을 올렸다. 미샤는 2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5% 인상했다. '비폴렌리뉴앰풀러'는 2만8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4000원(14.3%)이나 올랐다. 어퓨는 선블록 라인 5개 제품 가격을 평균 약 21.2% 조정하면서, '퓨블록내추럴데일리선크림'은 7800원에서 9500원으로 1700원(21.8%) 인상됐다.화장품 업계에서는 수입 명품 화장품들에 이어 국내 고가 브랜드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중저가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 따른 충격이 희석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저가 화장품 브랜드는 워낙 기본 소비자가가 높지 않은 만큼 500~1000원가량 올려도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최근엔 명품 화장품 가격이 많이 뛰어 격차가 커진 덕에 인상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화장품 기업 전반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이익률 제고를 위해서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억눌린 뷰티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돼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 요인을 이유로 국내외 화장품 업체들이 앞다퉈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다른 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후’, ‘숨’, ‘오휘’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이어 작년 12월 로레알코리아는 소속 브랜드 랑콤·키엘·비오템·입생로랑·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의 주요 제품을 작년 12월 4~10%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샤넬, 디올 등 명품 브랜드가 화장품과 향수 라인 제품 가격을 올렸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