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수 "표준협회는 기업의 동반자…ESG·디지털 전환 해결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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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수 표준협회장 인터뷰“모든 조직의 존재 이유는 시장과 고객이 결정한다.”
KS인증분야 요양병원으로 넓혀
NFT 정품·소유권 인증 개발도
세계 최초 'AI 플러스 인증' 성과
자율주행차 데이터표준화 앞장
기술개발 단계서 국제 표준 지원
강명수 한국표준협회장은
'G7 ESG 기준위' 韓대표로 활약
"어려운 中企 입장 반영 위해 노력"
강명수 한국표준협회장은 협회 설립 60주년을 맞아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대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의 발언을 인용하며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는 무엇이든 앞서 제공하는 것이 표준협회의 존재 이유”라고 9일 말했다. 이어 표준협회가 가야 할 길은 기업의 산업 트렌드 대응 지원체계를 최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 사업 다각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에 이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까지 해결해주는 기업의 동반자이자 해결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했다.이를 위해 협회는 국내 산업표준인 KS와 국제 인증인 ISO 등 인증사업을 비롯해 표준·품질사업 등 주력 사업을 고도화하고 산업 트렌드에 맞춰 교육과 컨설팅 등에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엔 기존 콜센터 이사 골프장 등 14개 분야에 제공했던 ‘서비스 KS인증’을 요양병원 분야로 확대하고 최근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에 대한 신규 인증도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 대표 서비스기업 포상식인 ‘한국서비스대상’에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기업에 주는 ‘DX(디지털융합)서비스어워드상’ 수여 업체도 확대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지난해 7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구성된 ESG 관련 글로벌 공조 조직인 ‘임팩트태스크포스(ITF)’의 최고위원으로 선임됐다. 한국을 대표해 ESG 제도에 대한 의견을 내고 ESG 경영에 대응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중견·중소기업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국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8년 행시 35회로 공직에 입문, 산업과 통상 분야에서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하다 지난해 4월 한국표준협회장으로 취임했다. 다음은 강 회장과의 일문일답.
▷협회에 대한 외부 시각은 어떤가요.“제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 주일상무관 등을 할 때 협회 관계자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습니다. 국내 표준화는 물론 국제협력기관으로서 역량이 대단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협회로 와서는 30~40년간 회원사로 남아 있는 기업 고객으로부터 ‘국내 중소기업을 진심으로 도와주는 기관이 별로 없는데, 협회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특히 제품 고도화와 표준화, 생산성 향상, 공장 스마트화, 품질 관리 등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ITF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위원으로 선임되셨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지난해 7월 열린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G7 국가들과 한국 인도 호주 등 초청 국가 간 회의에선 ESG에 대한 기준이 제각각이고 복잡해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에 ESG 관련 투자를 평가하고 지표를 표준화하기 위해 ITF를 만든 것이죠. 각국을 대표해 아난드 마힌드라 인도 마힌드라그룹 회장, 엠마누엘 파브르 프랑스 다농그룹 전 회장, 산드라 보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글로벌 투자책임자 등 14명의 최고위원이 구성됐습니다. 민간 추천으로 제가 한국을 대표해 선출된 것입니다.”▷한국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시각이 궁금합니다. ITF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신지요.
“초기엔 ‘한국은 ESG 경영에서 많이 늦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ESG 대응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긍정적 평가가 더 많습니다. ITF는 2025년까지 매년 두 차례 정기 회의를 거쳐 ESG 경영에 대한 국제 기준을 만들고 현재 글로벌 ESG 공시기준을 개발하고 있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 제언하는 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제조업이 많아 ESG 경영에 불리한 점이 많습니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기업은 ESG 경영에 제대로 대응할 여력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 너무 과한 기준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표준협회는 기업의 제조 혁신도 앞장서 지원하고 있습니다.“협회는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 국제 표준에 근거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품질을 평가하는 ‘AI플러스’ 인증제도를 2020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 신한카드, 코웨이 등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현재 산업부와는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과 관련한 데이터 표준화 사업에, 중소벤처기업부와는 스마트공장 고도화 사업에 각각 참여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디지털 전환에 앞장선 서비스 업체를 발굴해 ‘DX서비스어워드상’도 시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산업의 표준화, 품질 고도화의 동반자였던 표준협회는 앞으로 디지털 전환의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올해 중점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당장 기업에 ‘발등에 떨어진 불’인 중대재해법 시행에 대응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협회는 안전교육과 보건교육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기관 중 한 곳입니다. 그동안 이사 콜센터 장례 등 60개 서비스업종 표준화에 성공한 표준협회는 올해 요양병원으로 그 분야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인구 고령화로 요양병원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양질의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가상자산 중 하나인 NFT를 위한 인증 개발도 서두르고 있습니다. NFT의 정품과 소유권에 대한 인증을 통해 신뢰성과 안전성을 높인다는 취지입니다. 이밖에 협회는 연구개발(R&D) 단계부터 국제 표준화를 지원하는 산업부 정책에 맞춰 ‘국가R&D표준전담기관’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술 개발에 성공한 뒤 특허까지 받아도 기술 국제표준화에 실패한 기업들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입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