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천국 스웨덴도 포기한 '연금 퍼주기'…거꾸로 가는 한국 [강진규의 국민연금 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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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재정 고갈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1990년생이 국민연금 수령 연령이 되는 2055년 무렵 국민연금 계정에 적립금이 한푼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 데 이어 저출산·고령화의 악화로 고갈 시기가 더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공적연금 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에 몰렸다. 유럽의 복지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앞서 이 같은 문제에 직면했고, 나름의 개혁을 통해 성과를 달성했다. 당장은 연금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미래 세대를 위한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60년대에는 보편적 기초연금을 도입하며 폐지했던 소득비례연금을 재도입했다. 기초연금은 그대로 주고, 여기에 기여에 따라 연금을 더 주는 방식이다. 1969년엔 소득이 적어 소득비례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특별 보충연금을 주기 시작했다. 기초연금과 특별보충연금을 합쳐 근로자 평균 임금의 60%를 보전해줬다.
이 시기의 연금 개혁은 복지를 확충하는 데 집중됐다. 기초연금, 소득비례연금, 특별보충연금 체계는 스웨덴이 지향하는 복지국가 모델의 핵심으로 평가됐다.하지만 1990년대부터 고령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고령인구 비중이 1990년 27.6%에서 2030년 39.4%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자 공적연금 기금의 고갈 우려가 높아졌고, 연금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연금재정이 줄어들어 자산과 부채 비율인 균형비율이 1 이하로 낮아질 경우엔 연금액에 적용되는 소득지수를 '균형지수'로 바꿔 적용한다. 균형지수는 기존의 소득지수보다 낮기 때문에 연금 수급액이 줄어든다. 단기적으로는 연금 수급액이 낮아지지만 이 조치로 연금 재정이 다시 복원되고, 소득대체율이 장기적으로 안정화되는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공적연금 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에 몰렸다. 유럽의 복지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앞서 이 같은 문제에 직면했고, 나름의 개혁을 통해 성과를 달성했다. 당장은 연금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미래 세대를 위한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화 심각…퍼주기 연금 포기한 스웨덴
복지 천국으로 알려진 스웨덴은 1900년대 중반 이후 연금 퍼주기에 몰두했다. 1946년에는 연금 개혁을 통해 보편적 기초연금을 도입했다. 소득과 자산 수준에 따라 지급하던 기초연금과 비례연금을 통합해 거주 요건만 충족하면 일정 금액을 수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초연금 급여액 수준은 독신은 매달 36만원, 기혼은 59만원 수준이었다.1960년대에는 보편적 기초연금을 도입하며 폐지했던 소득비례연금을 재도입했다. 기초연금은 그대로 주고, 여기에 기여에 따라 연금을 더 주는 방식이다. 1969년엔 소득이 적어 소득비례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특별 보충연금을 주기 시작했다. 기초연금과 특별보충연금을 합쳐 근로자 평균 임금의 60%를 보전해줬다.
이 시기의 연금 개혁은 복지를 확충하는 데 집중됐다. 기초연금, 소득비례연금, 특별보충연금 체계는 스웨덴이 지향하는 복지국가 모델의 핵심으로 평가됐다.하지만 1990년대부터 고령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고령인구 비중이 1990년 27.6%에서 2030년 39.4%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자 공적연금 기금의 고갈 우려가 높아졌고, 연금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기초연금, 보편→선별 전환, 재정 고갈시 자동 감액
스웨덴이 1990년대 말부터 시작한 연금 개혁의 핵심 중 하나는 보편적인 기초연금을 폐지한 것이었다. 정부가 재정으로 집행하는 '기초연금(보증연금)'과 '특별보충연금'을 완전히 없애고, 연금소득의 부족분을 정부가 메워주는 형태의 보증연금을 도입했다.단 다른 소득은 고려하지 않고 공적연금에서 발생한 소득만을 기준으로 했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국민연금 수급액이 적은 경우만 기초연금을 줬다는 것이다. 소득비례연금은 축적된 보험료와 수익으로 연금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보험료의 2.5%는 의무적으로 민간 부문의 수익연금에 투자토록 했다. 고령화와 연금재정에 연동해 연금을 조정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스웨덴은 퇴직시점까지 적립한 금액을 연금화제수로 나눠 연금을 산정하는데 기대여명이 증가하면 연금화제수가 오르도록 산식을 마련했다. 고령화가 지속되면 연도별 연금급여가 자동으로 감액되는 것이다.연금재정이 줄어들어 자산과 부채 비율인 균형비율이 1 이하로 낮아질 경우엔 연금액에 적용되는 소득지수를 '균형지수'로 바꿔 적용한다. 균형지수는 기존의 소득지수보다 낮기 때문에 연금 수급액이 줄어든다. 단기적으로는 연금 수급액이 낮아지지만 이 조치로 연금 재정이 다시 복원되고, 소득대체율이 장기적으로 안정화되는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재정 위기에도 연금복지 확대하는 한국
한국에서는 2014년 기초연금을 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대상 확대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만 65세 이상 노인 전원에게 기초연금을 주겠다고 공약했으나 재원 문제로 70%로 대상을 좁혔다. 기존의 기초노령연금 대상자가 60%였던 것을 고려하면 대상이 확대됐다.대선 과정에서 나온 여야 후보들의 기초연금 공약도 '확대' 일변도였다. 윤석열 당선인은 기초연금을 10만원 더 주는 공약을 내세웠다. 국민연금을 일정 수준 이상 받는 경우 기초연금이 감액되는 조항을 수정해 기초연금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재명 후보는 기초연금 대상을 만 65세 이상 노인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편적 기초연금을 없애고 공적연금을 기본으로 한 보조적 연금으로 전환한 스웨덴과는 반대되는 행보다.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지만 고령화나 연금재정 상황에 따라 국민연금을 조정하는 등의 각론이 나오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연금 개혁이 지연되면 10만~20만원을 더 받기 위한 국민연금 테크도 무의미해진다. 국민연금을 안정적으로 받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연금개혁이라고 볼 수 있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