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 반만 찍혀" 소동…선관위 "일부만 찍혀도 돼"

투표 이모저모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9일 전국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자기 손으로 대통령을 뽑으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4~5일 치러진 사전투표 참여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36.93%를 기록했는데도 투표 시작 시간인 오전 6시 전부터 대기 줄이 형성된 투표소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응암1동 제6투표소에는 30여 명이 투표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부모와 등산복 차림의 어르신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사람들은 1m 간격으로 줄을 선 채 비닐장갑을 끼고 차분한 분위기로 투표에 참여했다. 한영일 씨(67)는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을 뽑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지킬 적임자가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본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만 할 수 있다. 선거관리원들은 시민들의 주소를 확인해 지정된 투표소를 안내했다.

투표소 곳곳에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기 하남시 신장2동투표소에선 A씨가 “도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며 투표용지 교체를 요구하다 선관위가 “안 된다”고 통보하자 투표용지를 찢으며 소란을 피웠다.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제12투표소에서도 B씨가 “도장이 반밖에 안 찍힌다”며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B씨는 “도장이 일부만 찍혀도 유효표로 인정된다”는 선관위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서야 귀가했다.

4~5일 발생한 산불로 삶의 터전이 불탄 강원 삼척, 강릉, 동해 등 산불 피해지 주민들도 주권을 행사했다.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는 하루종일 ‘인증샷’이 줄지어 올라왔다. 투표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거나 손등에 도장을 찍은 사진이 대다수였다.

네티즌은 엄지를 들어올리거나 브이(V) 표시를 하며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지은/김진성/장강호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