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③ 극단적 여소야대…정국돌파 해법은

중도인사 기용·민주당 틈새 파고들기·지방선거 승리 핵심
윤석열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국회는 극단적인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로 재편됐다.대선 승리를 거머쥔 국민의힘은 국회 의석수에서 여전히 뒤지고,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은 새 정부의 국정을 좌지우지할 '입법권력'을 계속 움켜쥔 형국이다.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당선된 후보 4인을 더해도 국민의힘 의석수는 총 300석 중 110석에 불과하다.

반면, 민주당 의석수는 총 172석이다.새로운 정책을 발표해도 입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윤 당선인으로서도 민주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각종 법안 통과에 반대할 경우 국회가 '입법 전쟁터'가 되면서 정치권 갈등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 중도인사 기용으로 정국 돌파할까우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복안으로는 중도인사 기용이 거론된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여소야대 정국이기 때문에 일단 인수위나 공동정부 구성에 있어서 널리 인재를 고루 써야 한다"며 현역 의원의 입각은 최대한 배제하고 전문가들 위주로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이 뚜렷한 인사들보다는 정치색이 옅은 인사들이 정권 초기 국정을 주도하면서 자연스럽게 민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구상이다.국무총리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의 검증을 뚫고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하기 위한 포석을 깔아두는 것이다.

인수위와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기로 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역할도 주목된다.

국민의힘의 스펙트럼을 중도로 넓힐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 민주당 틈새 파고들기…정치력 시험대

윤 당선인에게는 국회가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정국 주도권을 쥐려면 거대 야당과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율하는게 필수라는 점에서다.

민주당이 패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계파 간 틈새가 벌어지고 이에 따라 권력 지형이 변화한다면, 이 타이밍을 파고들 가능성이 있다.

윤 당선인은 그간 "민주당의 양식 있고 훌륭한 정치인들과 합리적이고 멋진 협치를 통해 경제를 번영시키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합리적인 민주당의 인사들과도 얼마든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8개월밖에 안 된 만큼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당내 인사에 대한 정치적 부채가 적다는 것도 유리한 지점으로 꼽힌다.

한 선대본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분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 여소야대가 여대야소가 될 수도 있다"며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 6월 지방선거와 2년 뒤 총선도 관건

당장 민주당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무작정 새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자칫 '발목잡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민주당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약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도 압승한다면 여론의 압력을 통해서라도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이긴다면 지자체와의 협력도 더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진다면, 윤석열 정부의 정책은 여론을 등에 업은 민주당에 의해 국회 문턱에서부터 번번이 막힐 가능성이 크다.

2년 뒤 총선은 윤석열 정권에게는 일종의 중간평가이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총선에서 의회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에 따라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은 사뭇 달라지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