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벽 낮추고, 청년은 1억 목돈까지"…尹 금융도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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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 금융 공약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금융정책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당선인은 청년의 자산 증식과 주택 실수요자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대선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청년들에 대한 금융지원 폭이 확대되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바람이 실현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년 만기 1억원' 청년도약계좌 도입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LTV 80%' 상향
실수요자 지역 무관 'LTV 70%' 단일화
금융정책 공약 실현 위한 과제 남아
재원 조달 방안·DSR 규제 완화 등 검토
11일 국민의힘 20대 대선 정책 공약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청년도약계좌 도입과 LTV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확정한 바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윤 당선인이 청년들에게 자산 형성 기회를 주고자 마련한 공약이다.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19∼34세 청년이 매달 70만원 한도 내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소득에 따른 장려금을 넣어 10년 만기로 1억원의 목돈을 만들어주는 상품이다. 소득이 적을수록 정부 지원금이 더 많이 적용되는 구조다. 가입자들은 주식형·채권형·예금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청년도약계좌는 최근 300만명에 가까운 가입자가 몰렸던 청년희망적금과 비슷한 구조를 지닌다. 단, 지원 대상은 청년도약계좌가 더 넓은 편이다. 청년희망적금은 지원 대상이 연소득 3600만원 이하로 제한되는데, 청년도약계좌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연소득별 혜택 차이는 있다. 연소득이 2400만원 이하일 경우 최대 월 납입액은 30만원으로 제한되고, 정부로부터 월 최대 4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연소득이 2400만원 초과 3600만원 이하일 경우 본인 납입 한도가 50만원까지 확대된다. 다만 정부지원금이 월 최대 20만원으로 줄어든다. 연소득이 3600만원 초과하는 경우엔 최대 10만원의 정부지원금을 적용받는다. 연소득이 4800만원을 넘어서는 경우 정부지원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 대신 비과세 및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가계대출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LTV 상한을 80%까지 완화한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1주택 실수요자에는 지역과 관계없이 LTV 상한 70%를 단일화하고, 다주택자에는 LTV 상한 30~40%를 차등화하는 내용도 공약에 포함됐다. LTV는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인정되는 자산가치의 비율이다. LTV 상한이 올라가면 은행에서 주택을 담보로 빌릴 수 있는 대출 가능 한도가 늘어난다. 수요자가 더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는 셈이다.현재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LTV 규제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9억원 이하 40%, 9억원 초과 20% △조정대상지역 9억원 이하 50%, 9억원 초과 30% △비규제지역 70%를 적용한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수도권 대다수에서 집값의 최대 40%까지밖에 대출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이를 최대 80%까지 늘려주겠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의 공약대로 LTV 규제가 완화된다면 소득은 높은데 자산이 크지 않은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문이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다만 윤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금융정책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우선 청년도약계좌 도입 공약의 경우 구체적인 예산 규모와 재원 조달 방안 등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윤 당선인 선거 캠프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도입에 필요한 5년간 예산 규모는 약 7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대략적으로 산출된 수치다. 상품 수요 증가에 따라 필요 예산 규모가 폭증할 여지가 남아있다. 청년희망적금의 경우에도 예상 인원의 8배 규모인 약 290만명의 가입자가 몰리면서 급히 예산을 증액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때문에 정확한 수요 예측과 예산 규모 산출 및 재원 조달 방안을 내놓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LTV 규제 완화 정책 공약의 경우에도 보다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추가 조정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윤 당선인 측 또한 DSR 규제 자율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TV에 이어 DSR 규제까지 함께 손볼 경우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가계부채를 또다시 자극할 수 있다. 이에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여력을 확대하면서도 전체 가계부채 규모를 적정 상태에서 유지토록 하는 것이 공약 이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이 실효성을 갖추려면 LTV 규제와 DSR 규제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면서도 "LTV 규제 완화만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진 않겠으나 정책 효과를 위해선 DSR 규제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보다 전문적인 공약 이행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LTV, DSR 규제를 함께 완화할 경우 가계부채 전체가 흔들리고 심각한 경제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단 점은 새 정부가 공약 이행 시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