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갱도 복구·금강산 시설 철거 움직임도 포착

4년전 폭파 핵실험장 갱도 중 일부…동시다발적 긴장 고조 동향
2019년 김정은이 내린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 이행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폭파했던 갱도 중 일부를 복구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또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의 철거를 일부 시작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정부 및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를 긴장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다양한 조치를 전방위적으로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지난 2018년 5월 북한이 외신기자들을 모아놓고 선제적으로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를 일부 복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풍계리 핵실험장에선 새 건물이 들어서고 기존 건물을 수리하는 정도의 정황만 포착됐는데 갱도 복구까지 하고 있다는 점이 파악된 건 처음이다.

북한은 2018년 당시 2·3·4번 갱도를 폭파했다.

1번 갱도는 폭파하지 않았는데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많이 무너져 이미 없앴다는 게 북측의 설명이었다.북한의 1차 핵실험은 1번 갱도에서, 2∼6차는 2번 갱도에서 실시됐다.

복구하고 있는 갱도는 3번과 4번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군 당국은 북한이 1, 2번 갱도는 당장 복구가 어렵지만 3, 4번 갱도는 상황에 따라 보완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 생산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의 국방력 발전 '5대 과업'을 제시한 바 있다.

핵실험장 갱도 복구 움직임은 이런 과업을 실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북한은 금강산에서도 남측 일부 시설의 철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019년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이후 실제 철거에 착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상황이 터지자 이를 이유로 2020년 1월 철거를 연기한다고 우리측에 통보했었는데, 최근 아무런 상의나 통보조차 없이 철거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영변 핵단지에서도 5MW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 등의 가동 징후가 지속해서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도 공사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위성 로켓 제작 등을 위한 설비 반입 등의 목적으로 발사장 진입로 확장 공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해위성발사장을 시찰, 발사 시설의 확장 개축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동창리 발사장에서 일부 공사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미뤄 김 위원장의 실제 지시는 앞서 하달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