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이사회 여성 비중 늘어나면 주가·신용등급 오른다"

미국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성별 다양성이 더 높은 신용등급과 주식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을 고려할 때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일(현지시간) 무디스에 따르면 2022년 미국과 유럽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2년 전(24%)보다 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기업은 27%로 2년 전(22%)보다 5%포인트 증가했지만 여전히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업 이사회는 정책을 수립하고, 임원 채용을 지시하는 등 기업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무디스는 "여성의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 신용등급이 높아질 수 있다"며 "이사회에서 여성의 존재와 그들이 가져오는 다양한 의견들이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좋은 기업 지배구조를 지지한다"고 분석했다.

여성 비중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사회에서 여성 대표성이 낮은 기업들은 주가가 저조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이사회에서 여성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600개 이상의 공기업들이 일정 숫자 이상의 여성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3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뱅가드나 블랙록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은 이사회 전원이 남성인 경우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여성뿐 아니라 소수자 전반으로 이사회 구성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국 기업들이 소수민족이나 성소수자(LGBTQ)라고 밝힌 이사 외의 여성 이사 한명을 두도록 하는 새로운 나스닥 규정을 승인했다.

그런데도 여성 이사 비중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더그 모로 BMO 캐피털 마켓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담당은 "다양성을 확대하는 것은 오랜 과제였지만 최근 몇 년간 의미 있게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