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딸기 시배지 밀양…딸기 수출로 함박웃음

지난해 딸기 수출액 1년 전보다 68% 증가
경남 내륙에 있는 인구 10만 도시 밀양시는 농업이 주력산업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지난해 밀양시 농식품 수출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500억원을 넘겼다.

2021년 밀양시는 농식품을 546억원 어치 수출했다.

2020년 수출액(386억원)보다 41% 증가했다. 수출액 대폭 증가에 딸기가 일조했다.

밀양시는 2천년대 초부터 딸기를 해외에 수출했다.

지난해 밀양시 딸기 수출이 68%나 급증했다. 2020년 81t(8억2천만원)이던 밀양시 딸기 수출은 지난해 108t(13억7천만원)까지 증가했다.

주로 홍콩,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 밀양 딸기가 나갔다.

새해에도 딸기 수출은 순조롭다. 올해 1월까지 딸기 21.6t을 수출해 3억7800여만원 실적을 올렸다.
밀양시는 우리나라에서 외국 품종 딸기를 처음으로 재배한 시배지(始培地)다.

1943년 삼랑진 금융조합 이사였던 고(故) 송준생 씨가 일본에서 딸기 모종 10포기를 가져와 자신의 밭에 심은 것이 우리나라 딸기 재배 시작이다.

지금도 밀양 딸기 대부분이 삼랑진읍과 하남읍, 상남면 등 낙동강가에서 난다.

2021년 기준 밀양시 900여 농가가 540㏊ 면적에서 딸기 1만6천여t을 생산했다.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딸기 생산지다.

밀양 농민들이 한해 딸기 농사로 벌어들이는 조수입(粗收入·필요한 경비를 빼지 않은 수입)이 1천500억원에 이른다.

밀양딸기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밀양시 농민들은 밀양딸기를 한번 맛보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품질이 좋아 외국인들도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이영경 밀양시 6차산업과 주무관은 "동남아시아에선 딸기가 고급 과일이란 인식이 있는데 밀양 딸기는 품질이 좋고 현지에서 요구하는 물량을 제때 맞춰줄 만큼 생산량도 많아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용식 밀양시딸기연구회 회장은 밀양 딸기 특징을 '야물다'란 말로 표현했다.

'야물다'는 경상도 사투리로 '일처리나 언행이 야무지다', '단단하다·딱딱하다'란 뜻이다.

대부분 과일이 그렇지만, 딸기는 물러지면 상품성, 보존성이 크게 떨어진다.

배 회장은 밀양 딸기는 수송하는 기간 물러지는 일이 없어 해외에 도착해서도 높은 신선도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여기다 딸기 특유의 향과 당도까지 높아 외국인들이 좋아한다는 것이다.

배 회장은 "딸기 시배지라는 자부심과 우수한 토질, 낙동강을 끼고 있어 풍부한 물 공급, 딸기 품종 개량, 재배기술 개선이 어우러져 밀양 딸기 품질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시 농민들은 과거 일본에서 로열티를 주고 딸기 모종을 사 왔다.

이제는 '설향', '금실', '메리퀸' 등 우리나라에서 품종 개량한 딸기를 키워 수출한다.

양액재배(영양분을 수용액으로 만들어 공급하는 재배법) 등 재배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밀양딸기 품질을 더 높인다. 김봉재 밀양시 미래농업과 소득기술 담당은 "딸기 생산량 중에서 아직 수출량은 적지만 매년 더 많은 밀양딸기가 수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