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 "국내 최초 엑소좀 신약 곧 임상"

항염증제 9월께 호주서 시작
내년 초 美 임상 2상도 계획
“오는 9월께 호주에서 엑소좀 신약 임상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최철희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엑소좀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인 일리아스는 지난 2월 호주 식약청(TGA)에 염증 치료제 ‘ILB-202’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회사 측은 이달 내 임상 승인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정대로 임상 승인이 나면 엑소좀 신약으로 임상에 들어가는 국내 첫 사례가 된다.엑소좀은 세포 안에서 만들어지는 50나노미터(㎚·1㎚=1억분의 1m) 안팎의 작은 ‘주머니’다. 주머니 안에는 신호전달물질이 들어 있다. 세포를 오가며 이 물질을 전달한다.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엑소좀에 약물을 넣어 원하는 조직에 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사례가 없지만 해외에선 코디악바이오사이언스(미국)가 수년 전 임상에 진입했다. 최 대표는 “호주 임상은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을 때 활용할 수 있어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ILB-202는 엑소좀 내부에 ‘핵인자 카파비(NF-κB)’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을 탑재했다. 핵인자 카파비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이 과도하게 만들어질 경우 자가면역질환, 패혈증, 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일리아스는 ‘허혈-재관류 손상’ 치료제로 먼저 개발한다. 허혈-재관류 손상은 장기 이식 등으로 인해 장기에 일시적으로 혈액 공급이 중단됐다가 다시 공급될 때 발생하는 장기 손상이다. 주로 신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대표는 “핵인자 카파비가 여러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기전이 가장 뚜렷한 것은 허혈-재관류 손상”이라고 했다.호주 임상 1상은 건강한 사람을, 임상 2상부터는 신장에 허혈-재관류 손상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임상 1상을 완료하고, 내년 초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