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날개뼈 - 조온윤(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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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네가 길바닥에 웅크려 앉아
네 몸보다 작은 것들을 돌볼 때
가만히 솟아오르는 비밀이 있지
태어나 한번도 미끄러진 적 없는
생경한 언덕 위처럼녹은 밀랍을 뚝뚝 흘리며
부러진 발로 걸어가는 그곳
인간의 등 뒤에 숨겨두고
데려가지 않은 새들의 무덤처럼
시집 《햇볕 쬐기》(창비) 中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걸음이 한층 여유로워졌습니다. 걷다가 문득 식량을 옮기는 개미를 내려다보거나, 떼 지어 비행 연습을 하는 작은 새들을 올려다봅니다. 생동하는 자연과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곤 합니다. 나보다 작은 존재들을 아끼고 돌보는 마음이 더더욱 다정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연약한 것들을 지키려는 마음이 어째서 사람의 마음을 한층 강하게 만들어 줄까요. 그건 삶에 숨겨진 작은 비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민현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