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대 골프백도 척척?…'벚꽃 라운딩' 앞두고 들뜬 유통가

유통가, 봄 라운딩 앞두고 골퍼 수요 집중 공략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 줄이어…'플립플레인 골프' 출시
대형마트·백화점, 골퍼 대상 멤버십 운영
사진=롯데쇼핑
골프 비수기인 겨울이 끝나면서 유통가가 일제히 봄 라운딩 수요 잡기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골프 시장이 고성장하면서 패션업계부터 대형마트, 백화점까지 집중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규 골프웨어 론칭 흐름에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동참했다.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플립플레인 골프'를 전 세계 최초로 론칭하고, 첫 매장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열었다. 필립플레인은 특유의 크리스털 해골 무늬로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한 스위스 패션 브랜드다. 디자이너 필립 플레인이 2004년 시작했고, 매 시즌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발표하고 있다.
필립플레인 골프.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필립플레인 골프는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에 골프에 최적화된 소재와 봉제 기법, 다채로운 패턴을 적용했다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소개했다. 가격대는 피케 티셔츠 35만~70만원대, 팬츠 40만~70만원대, 아우터 65만~90만원대, 골프 클럽백 180만~200만원대로 책정했다.

럭셔리 골프웨어를 찾는 20~40대 '영 앤드 리치' 소비자를 주요 타깃층으로 잡은 결과다.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상반기 전국 핵심 상권에 필립플레인 골프 매장을 6개 이상 열며 공격적으로 럭셔리 골프웨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필립플레인의 개성 강한 디자인이 흔하지 않은 명품 브랜드를 찾는 젊은 골퍼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리딩투자증권
이는 지난해부터 다수의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가 쏟아진 만큼 차별화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60개에 달하는 골프웨어 브랜드가 출시됐고, 올해도 10여 개의 신규 브랜드가 등판했다. 패션 대기업 중에선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대표 브랜드인 '구호'의 캡슐 컬랙션으로 선보였던 골프웨어를 가을·겨울 시즌부터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타임'의 골프웨어를 내놓은 한섬 역시 올해는 랑방 골프웨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MZ(밀레니얼+Z)세대, 특히 여성 골퍼 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감성적 디자인과 높은 트렌드 민감성, 다양한 아이템 및 액세서리의 소비성향을 보이는 여성 골프웨어의 매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롯데쇼핑
각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채널은 20~30대 영골퍼인 이른바 '골린이(골프+어린이)'를 잡기 위해 전용 멤버십을 내놓고 관련 매장을 늘리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이달 초 다양한 할인쿠폰과 적립 혜택을 가진 ‘골프클럽 시즌 1'을 선보였다. 자체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지난 10일부터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가입자에게는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바탕으로 한 골프 용품·소모품·채 등 3종의 쿠폰을 증정한다.

시타실과 전문 판매원이 상주하는 골프 전문매장도 확대 추세다. 이마트는 현재 전국에 43개인 스포츠 매장 내 골프 매장 수를 올해 말 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롯데백화점의 경우 잠실점이 지난해 9월 골프 의류와 클럽 피팅 및 레슨까지 모두 가능한 원스톱 체험형 골프관으로 리뉴얼한 후 골프 전용 멤버십 ‘골프 버디 클럽’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3000명 이상이 가입한 상태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골프공 등 가입 선물을 지급하고 할인 쿠폰도 받을 수 있다.

이는 유통가 전방위적으로 골프 시장 성장의 수혜가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마트의 골프용품 매출은 전년보다 45% 급증했다. 2020년 골프용품 매출 신장률(5%)의 9배에 달한다. 특히 최근 6개월간 20~30대 고객의 골프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2.1%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에선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골프웨어 매출이 전년보다 65.8% 급증했다. 롯데백화점의 골프 관련 상품 매출도 37% 늘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경우 골프관 리뉴얼 후 5개월간 골프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8% 뛰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골프 인구 증가로 백화점 등 국내 유통업체의 골프 관련 매출이 톡톡히 증가했고, 비수기인 올해 1월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월 골프웨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9%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