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포드 손 잡았다…터키에 배터리 합작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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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시장 공략 위한 공장 건립SK온이 포드와 손잡고 터키에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14일 발표했다. 국내 배터리기업 중 완성차업체와 유럽에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SK온이 처음이다. SK온과 포드는 연 최대 4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해 유럽 전기상용차(버스 및 트럭)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2025년부터 年 45GWh 생산
SK온은 포드, 터키 대기업 코치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추진하는 양해각서를 맺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코치는 1959년 포드와 합작사 포드오토산을 설립하고 코카엘리 지역 등에서 상용차를 생산 중이다. 연 45만5000대 생산 능력을 갖췄다.세 회사는 터키 수도 앙카라 인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니켈 비중이 90% 안팎인 하이니켈 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를 2025년부터 연 30~45GWh 생산할 계획이다. 이 배터리는 전기 버스 및 트럭 등 상용차에 주로 적용될 전망이다.
SK온과 포드는 지난해 북미에서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미국 테네시주 등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합작을 포함해 포드는 2030년까지 확보하려는 240GWh 규모 배터리 중 70% 이상(170~185GWh)을 SK온에서 납품받게 됐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최근 사내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누적 수주 1600GWh를 달성했고 완성차업체 등 고객사가 끊임없이 증량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가 전기 상용차 생산을 추진하는 이유는 유럽에서 승용차보다 상용차 인기가 높아서다. 포드 상용차는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포드의 유럽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4%, 2021년 4.4%로 현대자동차·기아(8.7%) 등 주요 기업보다 낮은 편이다.지난해 유럽에서 팔린 상용차 중에선 디젤이 90% 이상으로 가장 많고 전기차는 4% 미만으로 아직 비중이 작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사실상 금지한 만큼 상용차 시장에도 전기차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