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강조 윤석열 당선인, 제주4·3희생자 추념식 참석할까

후보 시절 참석 약속…"당선인 신분이어서 참석 못 할 수도"

다음 달 제74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하 4·3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참석 여부가 관심이다.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장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지난 2월 5일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했을 때 추념식 참석을 요청하자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당시 "(4·3의 완전한 해결은) 우리 인권과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해서 평화와 국민 통합을 이루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선 승리 시 올해 추념식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당선인은 또 지난 8일 제주 유세에서 "제주4.3 희생자 보상 문제는 대한민국이 인권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문제로 대한민국의 국격과 헌법정신을 위해서라도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이 밖에 제주4.3 관련 가족관계 특례조항 신설, 고령 유족 요양시설과 유족회 복지센터 건립, 트라우마 치유센터 지원 등도 공약했다.

윤 당선인이 4·3추념식에 참석한다면 당선인 신분이긴 하지만 사실상 보수 정당의 대통령으로서 첫 참석이 된다.

유족회 등에서는 윤 당선인이 적극적인 국민 통합 행보를 하는 점에 비춰 4·3추념식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4·3특별법이 개정돼 4·3 문제가 해결을 향해 한 단계 진전된 상황이다"며 "당선인의 추념식 참석은 4·3 해결의 의지를 보여주는 증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4·3추념식이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전인 다음 달 3일 거행되는 만큼 당선인 신분으로서 참석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 직무대행은 "추념식 참석을 건의하겠지만 당선인 신분이고 취임한 것도 아니므로 추념식에 못 올 가능성도 있다.온다고 확정할 수 없다"며 "추념식에 못 오더라도 도민들의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으로서는 2003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4·3사건에 대해 국가 권력의 잘못이라며 정부 차원의 사과를 했고, 2006년에 처음으로 4·3추념식에 참석했다.

그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4·3추념식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재임 중인 2014년 4·3추념식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음에도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다.

현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2020년, 2021년 추념식에 참석했다.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올해 추념식은 다음 달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과 추념광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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