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창업주 권원강, 경영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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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3년만에 사내이사로 선임권원강 교촌치킨 창업주(사진)가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친인척 갑질 논란’으로 대표이사직과 회장직을 모두 내려놓고 물러난 지 3년 만이다.
협력업체 상생기금 330억 출연
교촌에프앤비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권 창업주와 윤진호 전 비알코리아 경영기획실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달 말 열릴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권 창업주는 2019년 3월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지 3년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한다.당시 권 창업주는 자신의 6촌 동생인 교촌에프앤비 임원이 직원을 폭행하는 등 갑질영상이 공개돼 고초를 겪었다.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을 앞두고 있던 권 창업주는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소진세 회장을 영입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3년 만에 권 창업주가 다시 경영에 복귀한 이유는 흐트러진 회사의 기강을 다잡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촌에프앤비 내부에선 최근 임원급 이상 경영진이 연이어 회사를 떠나는 등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1일 조은기 총괄사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취임 1년 만에 대표를 해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을 성공시킨 주역인 송민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5월 사임했다. 전략기획을 담당하던 조은철 상무도 회사를 떠났다.
권 창업주가 이날 창립 31주년을 맞아 ‘해현경장(解弦更張)’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공표한 것도 교촌에프앤비의 혼란스러운 내부 상황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해현경장은 고대 역사서 한서에 나오는 말로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팽팽하게 바꾸어 맨다는 뜻이다. 기존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겠다는 권 창업주의 의지를 담은 슬로건이라는 설명이다.권 창업주는 교촌에프앤비의 조직체계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업무 연관성에 따라 6개 부문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부문별로 대표 직책을 둬 책임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권 창업주는 이날 가맹점과 협력업체 등의 동반 성장을 위한 상생기금 330억원을 사재로 출연하기도 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올해를 새로운 시작의 원년으로 삼고 변화된 소비자와 달라진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대대적인 혁신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