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매파적 실수 가능성"-모건스탠리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월가에서 공격적 긴축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세까지 더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는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 시각)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는 이미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한 인플레이션을 경기 침체 없이 몰아내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WSJ 인터뷰서 "Fed가 내년까지 약 3%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를 4~5% 범위까지 올리도록 자극하는 인플레이션의 더 지속적 증가 위험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블랙록은 "Fed의 정책 금리는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다시 낮추기 위해 결국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즉 인플레이션이 3%가 넘는다면, 기준금리도 3% 이상으로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도이치뱅크는 "미국의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일곱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완전히 반영했다. 채권 시장에서의 금리 급등은 이번 주부터 Fed가 시작하는 긴축 정책의 규모를 깨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짐 리드 전략가는 "전쟁 요인은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둘기파적으로 돌려놓기에 충분하지 못했다"라면서 "분쟁은 성장 충격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고 인플레이션이 워낙 높기 때문에 Fed는 더욱 대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Fed가 공격적으로 긴축할 경우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랙록은 '스태그플레이션 쇼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기는 세계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쇼크를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에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한 계획은 훨씬 더 복잡해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인플레이션 주기는 금융시장에서 잘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이미 진행 중인 임금-물가 소용돌이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 시나리오를 둘러싼 위험은 분명히 증가했다"라고 주장했다.또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러시아 에너지 공급이 큰 차질을 빚으면 연간 평균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에 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심각해질 수 있다. 대규모 석유 파동과 긴축 정책을 결합하면 심각한 경기 침체 위험이 만들어진다"라고 분석했다.

급속한 긴축으로 경기가 둔화하고, 증시가 급락한다 해도 Fed가 긴축 속도를 조정하거나 방향을 틀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인플레이션이 높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Fed의 기준금리는 매우 기 때문에 이 금리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면서 "우리는 전쟁이 수요에 대한 새로운 위협을 제기하면서 Fed가 데이터를 주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인플레이션 상태를 감안할 때 매파적 실수를 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나치게 금리를 올려 경기를 망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는 올봄 주식 시장과의 충돌을 의미한다"라고 우려했다.바클레이스의 에마뉘엘 카우 전략가는 "중앙은행들은 성장을 부양하기보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진 것 같다"면서 "Fed 풋(Fed의 시장 지원)을 기대하려면 2018년 말 Fed 풋에 의해 구출되기 전에 급격히 하락했던 것과 같은 폭락세가 필요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