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매출 40% 줄여 정정공시…암호화폐로 번 돈 2200억원 뺐다

작년 매출 5607억→3373억원
"회계기준 명확하지 않아 혼란"
위메이드가 지난해 매출을 40% 줄여 다시 공시했다. 자체 암호화폐 ‘위믹스’ 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매출로 잡았다가 외부감사인의 지적에 따라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갈수록 커지는데 아직까지 회계처리 방법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아 투자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위메이드는 장 종료 후 올 2월 9일에 냈던 ‘매출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 법인 15%) 이상 변동’ 공시에 대해 정정 공시를 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매출은 5606억5967만원에서 3372억9105만원으로 39.8%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344.1%에서 167.2%로 줄었다.지난해 영업이익은 3258억4775만원에서 1009억1064만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이익은 4851억5086만원에서 3071억3823만원으로 정정했다.

‘암호화폐를 팔아서 벌어들인 돈을 회계상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두고 판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 측은 “국내 대형 회계법인 두 곳의 자문을 받아 위믹스 유동화 매출을 매출로 인식했다”며 “사업보고서 제출을 앞둔 시점에서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매출 인식 시점이 불확실한) 선수수익으로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는 최종 의견을 받아 정정공시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현행 외부감사법상 기업은 외부감사인에게 회계처리 관련 자문을 구하는 게 금지돼 있어 다른 회계법인에 문의했는데, 외부감사인의 최종 판단은 이와 달랐다는 설명이다.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법인은 매출이나 영업이익, 순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변동할 때, 자산 2조원 미만 법인은 30% 이상 변동이 있을 때 사전 공시해야 한다. 외부감사인이 꼼꼼하게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기 전에 집계된 잠정 실적이라 추후 정정할 수 있다.위메이드 측은 “현재 블록체인 사업 관련 회계 및 법령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관련 회계기준이 정립되기 전까지 더욱 긴밀하게 회계법인과 회계기준원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시장에 지속적이고 투명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