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대통령 참모진 힘 뺀다…수석비서관실 슬림화 시동

수석비서관 '전면 폐지·일부 존치' 놓고 분석…축소·개편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수석비서관실 개편에 나선다.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시정하고 비대해진 청와대 권력을 내려놓자는 취지다.

그간 청와대 수석이 각 부처 장관 이상의 막강한 권한을 갖고 사실상 정책 수립과 결정 등에 핵심이었던 국정운영 방식을 대전환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에선 현재의 8개 수석실(정무·국민소통·민정·시민사회·인사수석비서관, 일자리·경제·사회수석비서관)에 대한 축소·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 공약은 '수석비서관 폐지'였다.

민정수석실 폐지,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 폐지, 청와대 인원 30% 감축 등과 함께 청와대 조직 자체를 슬림화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공약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각 수석실이 담당해온 기능과 역할을 국정운영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이에 따라 공약대로 수석비서관 100% 폐지와 함께 축소·개편에 대한 검토도 인수위 내에서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수석실 개편을 놓고 강제로 몇개를 없애겠다는 식으로 숫자에 맞출 수는 없다"며 "없애도 되는 기능, 없앨 수 없는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정수석실에 관해선 선거 기간 존치에 대한 깊은 검토가 있었다.그래서 당선 후 단호하게 없애겠다고 한 것"이라며 "다른 수석실 개편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의 8개 수석실 가운데 국회와의 소통을 담당할 정무, 대언론 창구인 국민소통 수석 등은 기능과 역할 유지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공직자 인사 추천을 담당하는 인사수석 역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시민사회·일자리 수석 등은 부처와의 기능 중복 등을 고려해 존치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자리수석의 경우 그간 국민의힘 쪽에서 '공공근로 사업에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만큼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무수석을 놓고는 일각에서 국회와의 소통을 더 활발히 하기 위해 정무장관·특임장관 등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무 기능의 필요성 자체에는 이견이 없는 편이다.

당초 공약대로 수석비서관의 전면 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석은 모두 없애되, 비서관만 남겨 두면 역할과 기능은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시절엔 '인사수석'이 없었지만 '인사비서관'이 사실상 인사에 관한 일을 총괄했던 사례도 있다.

한편 윤 당선인이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인사검증 업무를 법무부와 경찰이 함께 맡도록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선 청와대 내 인사검증비서관 별도 신설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종합적인 성격을 띠는 인사검증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이 청와대 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서다.

범죄경력, 납세 이력, 도덕성, 세평 등을 모두 취합해 꼼꼼히 검증해야 하는 공직자 인사검증 업무를 각 기관이 나누어 맡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인사수석에게 인사검증 업무까지 맡기면 권한이 비대해진다.검증과 추천은 분리되는 게 맞는다"며 "법무부, 경찰과 함께 인사검증비서관을 별도로 두는 방안은 어떨지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