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기대감에 유가 하락까지…항공주 일제히 튀어올랐다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여객기가 멈춰 서있다.사진=연합뉴스
한 자산운용사 임원 A씨는 올해 여름 미국 뉴욕으로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이미 비행기표도 예매했다.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해외입국자 7일 자가격리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하자 A씨처럼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이 크게 늘었다.

실적 회복 기대감에 항공주가 16일 일제히 튀어올랐다. 고공행진하던 유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도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이날 한진칼은 7.31% 오른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7.23%) 진에어(6.15%) 대한항공(3.76%) 제주항공(3.29%) 티웨이항공(2.25%) 등이 줄줄이 올랐다. 항공주를 비롯해 여행레저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여행레저'는 이날 3.41% 상승했다.

배럴당 130달러를 웃돌던 유가가 차츰 안정세를 찾아가는 게 영향을 미쳤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6.57달러(6.38%) 하락한 배럴당 96.44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북해 브렌트유 5월물은 8.26달러(7.73%) 내려 배럴당 98.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면제하기로 한 것도 호재다. 이달 21일부터는 국내 접종시스템에 등록된 백신접종완료자에 한해, 4월1일부터는 국내 접종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해외접종자까지도 입국 시 자가격리를 면제한다.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사례를 보면 격리 기간을 축소할 경우 곧바로 여행 예약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물가 상승으로 중장기 수요 회복 강도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있으나 일단 수요 회복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투어의 이달 11~13일 해외 항공권 예약 건수는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281%, 작년 같은 기간보다 873% 뛰었다. 11일은 정부가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방침을 발표한 날이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을 검토 중이다. 해외여행 재개 기대감에 이날 모두투어(4.93%) 하나투어(1.53%) 노랑풍선(0.94%) 등 여행주도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하나투어가 종가 기준 8만6000원선을 회복한 건 작년 10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하나투어, 모두투어에 대해 커버리지를 개시하면서 "최근 국내 코로나 확산세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점이 해외 여행에 대한 우려를 오히려 낮춰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