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곰탕·짬뽕 이어 김치찌개…윤석열의 '점심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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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않겠다" 사흘째 오찬 공개
민생 현장에서 국민들과 소통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에 있는 인수위로 출근해 낮 12시께 도보 2분 거리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었다. 윤 당선인은 당초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준비했지만 일정이 어그러지면서 대신 인근 식당을 찾았다. 식당엔 윤 당선인 등 6인 테이블과 윤 당선인 수행팀 테이블 외에 일반 손님이 두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 서일준 행정실장 등이 동석했다. 김 대변인은 “국정 기조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회의가 근처 김치찌개 식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윤 당선인 일행은 20분 만에 식사를 마치고 통의동 일대를 산책한 뒤 인수위 사무실로 복귀했다. 거리는 1㎞ 정도였고, 10분쯤 걸렸다. 윤 당선인의 ‘통의동 산책’은 즉석에서 결정됐다고 한다. 그는 걸으면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거나 셀카를 함께 찍었다. 유모차에 있는 아이의 손을 쓰다듬으며 “안녕”이라고 인사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산책하면서 “내가 한번 같이 먹을 식당이 10분 만에 열 곳이 눈에 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즉석에서 ‘걸어서 가자’고 했다”며 “역대 대통령 중 1㎞에 가까운 붐비는 통의동길을 도보로 이동하며 국민과 인사하고 사진을 찍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4일 첫 공개 행보로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 꼬리곰탕을 먹었다. 60년이 넘은 노포에서 상인들과 한 식탁에 마주 앉아 전통시장 활성화를 약속했다. 전날엔 경북 울진 산불피해 현장을 방문한 뒤 짬뽕으로 점심을 했다. 화재 당시 소방관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 식당으로, 윤 당선인이 “매상을 올려줘야 한다”며 직접 정했다고 한다.
요리를 좋아하는 미식가로 알려진 윤 당선인은 지난해 9월 “대통령이 된다면 ‘혼밥’(혼자 밥 먹기)하지 않겠다”며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사람이 밥을 같이 나누는 게 소통의 기본”이라며 “야당 인사, 언론인, 격려해야 할 국민과 필요하면 두 끼씩 먹더라도 밥 먹으면서 소통하겠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