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처음으로 "푸틴은 전범"…러시아 "용납할 수 없어"

직접적인 '전범' 표현 피해오던 백악관
바이든, 푸틴 가리켜 "전범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EPA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표현했다. 러시아 측은 용서할 수 없는 말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AP통신은 16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개최한 행사를 끝낸 뒤 행사장을 떠나며 푸틴 대통령을 가리켜 "그는 전범이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서방의 일부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전범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백악관은 러시아를 향해 전쟁범죄와 관련한 직접적인 표현은 피해왔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고 민간인의 피해가 커지자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전범'이라 규정했다.

이를 두고 AP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 당국자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내놓은 가장 강력한 규탄"이라고 평가했고, CNN은 "(전범 규정에 신중했던) 행정부가 태도를 바꾼 것을 의미한다"고 봤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용납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표현"이라며 "미국은 폭탄으로 전 세계 수십만 명을 숨지게 한 나라"라고 역으로 공격했다.

한편 개인의 전쟁 범죄 문제를 다루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검사장은 이번 침공 과정에서 전쟁 범죄가 있었다고 볼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서 39개국으로부터 조사 승인을 받았다고 밝힌 상태다.

또 우크라이나는 개인이 아닌 국가 간 분쟁을 다루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러시아에 대한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