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이전 놓고도 신구권력 갈등?…탁현민 "집무실, 뛰어가면 30초"

청와대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의 청와대 이전 근거로 드는 '집무실-비서동 거리'에 대해 잇따라 반박하고 있다. 청와대 이전을 놓고도 신·구 권력 간 갈등이 드러나는 양상이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7일 SNS에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까지 이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김은혜 대변인의 말을 들었다"며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지 5년이 되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는데, 그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광화문이 됐든 어디가 됐든 국민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국민이 기뻐 하실 그런 일을 공약하셨으니 꼭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면서도 "다만 어디로 이전하는 이유가 집무실과 비서실이 현재 청와대가 떨어져 있어서 비효율적이다 라는 말씀을 하신 것을 들었는데 현재 청와대는 다 아시다시피 대통령 본관에서 근무하시지 않는다"고 했다.

박 수석은 "그것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는 거기서 하셨던 것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비서실과 집무실 거리를 없애기 위해서 저 위에 있는 본관 근무하기 좋은 걸 마다하시고 이 비서동으로 내려 와 계시다"며 "그래서 대통령께서 찾으시면 1분 안에 대통령을 뵐 수 있는데 집무실과 비서동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이전한다고 하는 그런 논리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현재와 전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의 청와대 구조는 국민보다 대통령에 더 집중된 구조"라며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올라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또 "시민과의 소통에서 단절돼 있고 고립이 돼 있었다"며 "궁극적으로 대통령 보호에만 최우선을 뒀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