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을 올바로 정의하지 못하면 시장을 흔들 수 없습니다”

한경 CMO Insight 「한국의 마케터」

HS애드 디스커버리센터 이성재 센터장(상무)
HS애드 디스커버리센터 이성재 센터장(상무)
“타깃을 올바로 정의하지 못하면 시장을 흔들 수 없습니다”

HS애드 디스커버리센터 이성재 센터장(상무)은 “마케터가 타깃을 Demo, 라이프스타일 Seg나 DMP에 따른 Cohort로만 바라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렇게만 하면 어느 순간 노리는 타깃이 경쟁사와 유사해진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타깃은 해당 시점 타깃 인사이트에 따라 다르게 정의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SK텔레콤 콘텐츠사업부, 커머스사업부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피플랭킹 등 SNS스타트업을 운영했다. 광고주 사이드 및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약 15년간 광고 대행사 AP(Account Planner)로 300개 이상의 컨설팅 및 경쟁PT에 참여했다.

Q: 타깃 정의를 강조하는데

A: 선배 마케터들이 쌓아온 노하우를 기획자를 꿈꾸는 동료 및 후배들에게 전달해서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싶은 마음에 ‘기획자의 노트’라는 책을 썼다.

무엇이 잘못된 기획인지를 알아야 좋은 기획을 할 수 있는데, 어떤 기획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고, 막연히 열심히 일할수록 자기 편향만 강해진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기획을 받아들이지 않는 동료들과 클라이언트들에 회의감을 느끼고, 업 자체에 대해 비판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타깃 정의는 이런 상황에 대한 예이다. HS애드에서 진행한 청소년흡연예방 노담 캠페인은 타깃을 흡연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가치있는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끼는 청소년’으로 정의내렸다.

그렇기에 담배를 피지 않는 것을 자부심 있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자는 미디어융합솔루션이 나올 수 있었다.

마케터가 알고리즘에 따라 마케팅을 할 수는 있지만, 알고리즘이 생성된 근본 이유를 바꿀 수 없다면, 결국 단기 Sales는 높일 수 있지만 시장의Game Changer가 되기 어렵다. AI가 사람 마케터를 이길 수 없는 영역은 타깃에 대한 정의와 공감이다.고객 경험이 디지털로 바뀌었지만 결국, 타깃을 차별적으로 정의내리고, 새로운 가치를 디자인하는 것은 마케터와 광고인이다.

Q: 기획자가 갖출 조건은

A: 사람의 생각에 대한 관심이다. 결국 사람들의 생각을 움직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DX시대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이 변했다.

과거 원가에 브랜드 가치를 더해서 비즈니스를 했던 시대에는 경쟁사보다 경쟁력 있는 부분을 포지셔닝하는 것이 기획자의 주요 역할이었다.

하지만 DX시대 지금 많은 비즈니스는 브랜드를 경험하게 만드는 데서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가치를 창출한다.

따라서 과거 기획자는 우리 제품이 경쟁사 대비 어떤 부분에서 효용가치가 높은지 포지셔닝하는 역할이었다면, DX시대는 고객이 어떠한 경험을 하고 있는지, 그런 경험을 통해 어떠한 가치관이 형성되고 있는지, 그러한 가치관에 우리 브랜드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브랜드를 Meaningful Design하는 고객경험디자인 능력이 필요하다.

Q: 기획서를 잘 쓰려면

A: 맥킨지 컨설팅 사고 방식인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는 ‘상호 배제와 전체 포괄’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기획이든, 마케팅 기획이든, 광고 기획이든 마찬가지로 숙지해야 하는 개념이다.

어떤 기획서는 Client에게 확신을 주고, 다른 기획서는 기획자가 왜 통과되지 못했는지 알지도 못 한 채 묻힌다.

지금과 같이 Client와 대행사의 정보비대칭이 없어진 시대에 일방향적으로 어떠한 방향이 옳다고 가르치거나, 알려주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경쟁 관점에서 모든 전략의 수를 생각해 보았고, 왜 다른 방향은 안 되고, 이 방향이 옳다고 고객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입증하고, 이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하는 것이 기획서다.

Q: DX시대 광고업은

A: 광고업에서도 몇 년간 DT를 미디어의 교체와 선택 문제로 오해했다. 하지만 광고업에서 DX의 진짜 의미는 ‘디지털로 항상 연결되어 있는 고객에게 미디어융합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경험으로 제안하는 것’이다.

바라트 아난드 하버드대 디지털협회장이 쓴 콘텐츠의 미래(원제: The Content Trap)가 DX의 함정을 가장 잘 설명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바라트 협회장은 “광고주가 디지털 광고를 선호하는 이유는 효율이 좋아서가 아니라, 효과를 측정하기 쉬워서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검색광고에만 의존한다면 단기적 세일즈는 올릴 수 있어도, 광고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해외 선도 브랜드들과 광고업계 역시 시행착오끝에 DX를 이해하게 되었다. 자체 보유한 데이터로 퍼포먼스에 강한 브랜드, 디지털 태생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데이터로 미디어 융합관점에서 고객 경험 솔루션을 찾고 있다.

유튜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인스타그램, 야놀자, 직방, 오늘의 집, 무신사 등이 TV광고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래도 디지털퍼포먼스가 세일즈효율성은 더 높지 않은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DX를 퍼포먼스 마케팅 관점으로만 바라볼 경우 타깃팅 최적화가 고도화될수록, 자사 및 경쟁사가 비슷한 레벨에 오르고, 공략하는 타깃은 결국 중복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해당 구매 접점의 미디어 가격은 높아지고, 비용효율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생긴다. 어떤 미디어에 중심을 둬야 하는가가 아닌, 모든 고객 경험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HS애드는 DX를 지향하는 수많은 Client들의 Trial&Error를 함께 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고객의 DX 경험 연결에 대응하기 위해, CX부문을 강화하고, 디지털 콘텐츠 및 미디어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본질적 경쟁력인 고객 경험 전문가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별 페인포인트를 발견하고 각 경험별 목표에 따라 콘텐츠와 미디어를 최적화해 나가고 있다.

Q: DX시대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A: DX시대 소비자들은 미디어를 동시다발적으로 넘나들며 다양한 차원에서 브랜드를 경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들이 디지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디지털로 항상 연결되어 있는 고객들에게 어떻게 브랜딩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존 FUNNEL관점에서 브랜딩을 순차적으로 한다거나, 미디어별 브랜딩 역할이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 즉, DX시대 브랜딩의 가장 큰 변화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단계,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단계, 구매로 전환 단계, 로열티 강화 단계 등이 없다는 것이다.

모바일이나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처음 접한 후, TV광고를 보고 구매를 결심하기도 하고 또 어떤 브랜드에 대해서는 TV광고를 보고 궁금하면, 즉시 모바일로 구매하기도 한다.

2022년 슈퍼볼에서 ‘Super Clio’ 트로피를 받은 코인베이스의 ‘QR Code’ 사례는 슈퍼볼이라는 최대 ATL을 통해 더 많은 타깃모수를 확보하고, 그 고객을 디지털로 연결한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LG전자 금성오락실, LG유플러스 ‘일상 비일상의 틈’, VR쇼룸 등은 기존 BTL, O2O마케터들이 오프라인을 이용해서 고객 경험을 새롭게 하고, 그들을 스마트하게 디지털로 연결한 것이다.

이러한 DX시대 고객 경험 연결을 위해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마케터가 현재 브랜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이 필요한지 컨센서스를 이뤄야 하며, 그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자신의 전문적 분야에서 고객 결핍을 해결할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클라이언트의 브랜드 문제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원팀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 원팀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 HS애드의 DX시대 슬로건이 One Team, Many Possibilities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Q: HS애드의 강점은

A: HS애드는 클라이언트의 결핍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HS애드 정성수 CEO가 발전시킨 HS애드의 PT 차별화와 진정성은 여기에 있다.

“왜 경쟁PT를 진행하는가? 클라이언트의 결핍은 무엇인가?” 클라이언트는 본인의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전문가이지만, 함몰되다 보면 고객 입장에서 자신들이 못 보던 인사이트와 진짜 문제를 놓치기 쉽다.

대행사는 경쟁 PT를 통해 “왜 고객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러한 고객의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끝까지 객관화하고, One Team으로 협업하여 솔루션을 도출한다.

HS애드는 정성수 CEO의 의지로 몇 년간 Brief 문화를 정착시켰다. 전사가 컨센서스를 이룬 Brief 문서로 수평적 문화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서로 빠르게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정반합 논리를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다.

전략적 나침반이 명확하면 고객 경험 모든 동선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저마다의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다.

■ Interviewer 한 마디

“마케터는 야구팀으로 비유하면 타격코치다. 코치가 팀의 배팅 1도를 비틀면, 팀에 30홈런 타자들이 여러 명 탄생한다. 하지만 직접 본인이 홈런을 치고, 보여주겠다는 마케터는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성재 센터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마케터가 누구냐는 질문에, 위와 같은 말을 들려준 김동현 엘베스트 상무를 꼽았다.

이 센터장은 마케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빨리 두각을 나타내고 싶은 욕심은 마케터로서 위험하다. 결국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수 많은 마케팅 Case의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고, Lesson Learned하다 보면 결국 뛰어난 기획자는 낭중지추(囊中之錐)하게 마련이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했다.

“마케터는 기억에 남을 수 없다. 왜냐하면 마케터는 앞 단에서 브랜드의 방향성을 움직이는 숨은 코치이기 때문이다”라는 이 센터장의 주장을 새겨들었으면 한다.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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