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삶에 스며든 AI와 친해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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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AI책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인공지능(AI)의 도래를 꿈꿨다. 1968년 출간된 아서 클라크의 SF소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미쳐버린 AI ‘HAL9000’은 인간처럼 대화하고 교감하며, 화를 내고 원망하는 등 감정을 지닌 존재로 그려졌다. 사람들은 이 같은 AI 기술의 실현은 ‘먼 미래에나 가능할 일’로 치부했다. 하지만 막연하게만 여겨졌던 AI가 언제부턴가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랬던 것인 양…. 여전히 미지의 대상인 AI의 정체를 밝혀주는 책 세 권이 출간돼 주목된다.
《인공지능과 금융》(서근우 외 지음, 한울아카데미)은 국내 금융 전문가들이 AI 기술의 실체와 금융산업에의 도입 현황,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현재 금융산업에서 AI는 주로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좀 더 빠른 주기로 패턴을 찾아내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금융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아직까진 경험과 관찰, 통찰력 등 전문 금융인들의 핵심 경쟁력을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금융인으로서 시대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선 AI 기술을 이용해 금융상품과 산업의 향방을 예측하고 이를 관리하는 역량을 갖추는 게 필수적이 됐다. 지속해서 인원 감축이 진행되는 만큼, 사람이 하던 일의 상당 부분은 AI가 떠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격 측정, 보험계약, 신용평가 등 정확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나 고객 응대 등은 물론 헤지펀드, 브로커, 딜러 등이 수익성을 제고하고 트레이드를 최적화하는 데도 AI가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저자들은 “AI가 강세를 보이는 여신 심사역과 리스크 관리자의 업무 중에서도 머신러닝과 딥러닝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있다”며 “심도 있는 대면 작업이 필요한 업무, 경영자의 판단이 필요한 업무는 향후에도 인간 노동자의 영역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AI, 세상을 바꾸다》(박평종 지음, 달콤한책)는 미학을 전공한 인문학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AI의 본질 탐구다. AI를 포함한 기술은 인간을 위해 개발된 것인 만큼, 기술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인문주의 관점에서 기술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AI와 인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성찰해야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를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생각하는 기계’가 ‘생물학적 인간’과 얼마나 유사한지, 기계에 대한 인간의 비교우위는 어디에 있는지, 디지털 코드가 문화를 어떻게 바꾸는지, 궁극적으로 기계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연이어 제기한다.《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박상길 지음, 반니)은 카카오와 현대자동차 등의 AI 관련 조직을 이끌었던 저자가 쓴 ‘친절한’ AI 소개서다. AI의 역사부터 자율주행, 검색엔진, 스마트스피커, 기계번역, 챗봇, 내비게이션, 추천 알고리즘에 AI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AI는 여전히 발전 과정에 있으며, AI를 통해 사람들은 보다 넓고 깊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고 저자는 힘줘 말한다. 그리고 AI를 통해 새로운 발견과 창조를 해나갈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처럼 AI는 끊임없이 지혜와 지식을 축적하며 빠르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